며칠전 모처럼 망중유한(忙中有閑)을 맞아 예전에 종종 보던 프랑스 드골 대통령의 전기집을 펼쳤다. 프랑스의 영원한 영웅, 프랑스 국민의 품격 높은 정신적 지주이자 예술적 자존심으로까지 불리는 드골 대통령. 그는 재임하는 동안 많은 일화와 정치적인 위대한 업적을 남긴 정치인의 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웅변가도 정치가도 아니었다. 프랑스 제4공화국 시절 그저 전원생활을 즐기는 시골사람에 불과했다. 프랑스정부에 문제점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의 말에만 경청하는 철학만을 지니고 있었다.
“정치인은 초연함에 있어 신비스럽게 보여야하며, 태도와 행동거지에 있어 말과 제스처의 절약이 필요하다. 매사에 심사숙고의 예의를 갖추어야 하며 권위를 높이는데 침묵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그는 “도박꾼이 판돈을 올리려면 보통 때 보다 더 침착하고 냉정해 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듯이 정치인도 그래야 한다”라고 말하곤 했다. 이런 차분함이 훗날 그가 이룩한 위상의 초석이 되었으며, 한 인간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수많은 미덕을 바탕으로 정치철학을 일관하여온 드골은 후세에 길이 남을 국가적·사회적 위업을 많이 남기게 된 것이다.
그 중 국가의 제도들 가운데 의회에 대해서 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려는 강한 신념도 가지고 있었다. 법과 헌법을 개정하였고, 따라서 민주주의적으로 선출된 국가원수의 권한을 다시 회복시키는 뛰어난 정치가였던 것이다.
죽음을 맞이하면서도 그의 유언에 따른 소박한 장례식으로 국민의 찬사를 온몸으로 맞이하며 프랑스의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새삼스레 프랑스의 ‘드골 정치학’을 논하는 것은 근래 6·4지방선거의 영예의 당선자들에게도 이런 위대한 드골의 청량제 같은 고고(孤高)한 정신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우리 중구의 집행부와 의회도 프랑스 드골 대통령의 철학을 배워 접목 할 때이다. 중구를 이끌고 가는 중구청장과 중구의회 두 수레바퀴가 공동의 목표를 향하여 동일한 보조로 나아갈 때 지역주민의 복리증진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드골식의 침착함과 냉정함으로 서로 다른 견해를 조정하고, 이상과 현실의 균형을 이루면서 밝은 미래가 열리는 잘사는 새 중구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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