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등 바퀴가 달린 운동기구와 노는 일 자체가 공포로 다가오는 바로 그 ‘바퀴공포증’ 말입니다. 본사 입사 4년 차인 김민영(26) 기자가 ‘바퀴공포증’의 주인공. 수영, 테니스 등 웬만한 운동에는 자신감을 보이는 김기자지만 유독 바퀴 달린 운동기구에는 속수무책이라는군요. 이에 김기자의 ‘인라인 도전기’를 감행해보았습니다.
이 가을 인라인을 타보고 싶어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바퀴공포증’의 대가(?) 김기자도 탈 수 있음을 보여드리고자 말입니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인라인으로 쌩쌩 달릴 수 있는 그날까지 김기자의 인라인 도전기는 계속될 것입니다. 김기자 파이~팅! 인라인 파이~팅!
# 아
보호 장구를 완벽하게 갖추고 처음 인라인을 신던 날의 두근거리는 심장소리는 아직까지 생생하다.
인라인을 단 한번도 타보지 못한 나로서는 인라인의 공포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정확하게 말해서 못하는 두려움보다는 신체적 위험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한다.
비틀비틀 인라인을 신고, 제대로 서있는 것조차 어렵다.
인라인 도전에 도움을 주실 유인희 코치의 손을 버팀목 삼아 인라인 적응 훈련에 들어갔다. “잔디밭에서 걷기부터 하죠.”
친절한 코치님은 돌 지난 아이처럼 발걸음을 떼는 나를 붙잡고 잔디밭으로 이동했다.
잔디밭은 미끄럽지 않아 인라인을 신고 있다는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 한발 한발 발걸음을 떼며 앞으로 걷기와
신기하게도 두려움이 사라진다. 잔디밭에서 인라인과 친해지자 코치님은 안전하게 넘어지는 방법을 설명했다.
넘어지는 것도 잘 넘어져야 한다. 제멋대로 넘어지면 뼈가 부러지거나 머리를 심하게 다칠 수 있다는 코치님의 엄포에 넘어지는 방식을 가장 주의 깊게 들었던 것 같다.
양 무릎을 땅에 대고 그 다음에는 양손, 양 팔꿈치를 땅에 붙이고 몸을 숙여 엎드리는 형태로 넘어져야 한다. 이때 고개는 옆을 향해 코가 다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제대로 넘어지는 것은 아주 어려웠다. 대부분의 초보자들이 머리를 들고 손을 좌우로 허우적거리다 뒤로 넘어지며 엉덩방아를 찧기 때문이다. 절대 금물! 허우적거리기!
# 자세잡았다면 이젠 드라이빙
우선 V자로 다리를 포개듯이 걸었다. 발을 V자로 놓은 상태에서 한쪽 발을 다른 쪽 발의 가운데쯤 가져다 놓으며 자연스럽게 걸음마를 시작했다.
걸음마를 배우고 푸시 자세 연습. 말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무릎을 구부리고 발 모양은 11자를 유지해야 한다. 허리를 숙여 낮은 자세를 취해야만 뒤로 넘어지지 않는다. 오른쪽 발을 바닥에서 끌듯이 3시 방향으로 다리를 펴주며 밀었다 당긴다. 왼쪽 발도 9시 방향으로 밀었다 당겨준다.
이 과정을 반복하니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간다.
‘야호! 드디어~~.’
내 몸이 아닌 것 같이 어색하기만 하다.
그런데 어떻게 서지? 그렇다 앞으로 간다고 해결 되는 게 아니었다. 멈출 수가 없다.
스키를 타본 사람이라면 A자형 정지방식이 유용하다. 양다리를 A자 형태로 만들어 진행하려는 방향에 힘을 줘 정지시키는 방식으로 속도가 느릴 때 사용해야 한다. 인라인 스케이트 뒷부분에 부착돼있는 힐 브레이크와 지면을 마찰시켜 정지하는 방법도 가장 보편적인 방식이다.
이외에도 방향전환, 장애물 넘기, 팔 젓기, 팔 젓고 주행하기 등 여러 가지 기술이 있지만 초보자가 앞으로 나가고 섰다는데 도전은 성공했다고 간주하고 싶다.
극도의 공포증과 몸치가 아니라면 한 달이면 제대로 된 인라인을 배울 수 있다.
보너스 한가지! 인라인은 유산소 운동이고,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사용하면서 다이어트에 탁월하고 예쁜 몸매도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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