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춘추] 음악캠프사건, 표현의 자유와 통제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중도춘추] 음악캠프사건, 표현의 자유와 통제

  • 승인 2005-08-26 00:00
  • 문옥배 음악평론가문옥배 음악평론가
▲ 문옥배 음악평론가
▲ 문옥배 음악평론가
최근 몇 주 국내 언론의 문화적 이슈는 MBC의 생방송 음악프로인 ‘음악캠프’에서 있었던 출연 인디밴드의 성기노출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인디밴드의 산실인 홍익대 앞 클럽음악문화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져, 인디밴드 모임이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지기도 했다. 성기노출사건에서 우려되는 것은 이미 그렇게 진행되었지만, 홍대앞 클럽문화, 인디밴드 문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대중음악문화 전반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 보다 더 나아가 과거 60~90년대까지 있었던 음악방송의 통제문제가 다시 불거져 나오지 않을까 우려를 갖기도 한다.

1960년대 ‘5·16 군사쿠데타’ 이후에 쿠데타 정부에 의해 방송윤리위원회가 탄생했고, 그 목적은 방송되는 모든 내용물의 검열이었다. 검열은 방송통제를 통하여 의사,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기 위한 것이었고, 이는 사회적 통제로 이어지는 정치적 성격의 장치였다. 음악방송의 경우, 음반의 ‘사전심의제’를 통과하여 제작된 음반도 방송되기 전 방송윤리위원회의 사전심의를 통과한 노래만이 방송할 수 있었다. 곧 60년대에 탄생된 방송윤리위원회는 90년대 중반까지 정부의 시녀로 정치적 입장에서 국내 모든 방송사의 음악방송을 통제하였던 것이다. 방송내용 사전 검열의 실제적 이유는 정치적 통제였지만, 공개적으로 내 세운 이유는 선정적이고, 퇴폐적인 내용의 제한과 건전한 방송문화의 형성이었다.

90년대 후반에 방송위원회에서 하던 방송 내용의 일방적인 사전심의제도가 각 방송사의 자율권으로 이양된다. 이후 각 방송사마다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자사 방송내용에 한해서만 심의를 하게 되었다. 이후 동일한 음악이 A방송사에서는 방송이 가능, B방송사에서는 방송불가라는 엇갈린 판정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는 각 방송사가 추구하는 공영방송과 상업방송 사이에서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필자는 올해 초 KBS 미디어 비평 프로로부터 방송사간 엇갈린 판정에 대한 인터뷰를 요청받았는데, 엇갈린 판정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이에 필자는 방송사간 엇갈린 판정은 방송의 자율권 및 민주화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모든 방송사가 동일한 판정을 내린다면 과거 방송위원회의 일방적인 통제와 다를 바가 무엇이냐고 답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음악캠프사건’과 같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방송내용의 강력한 규제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되지만, 이는 자칫 과거 방송위원회의 일방적이고 전체적인 통제로 갈 수 있는 우려가 내재되어 있음이다. 어떤 사건에 대해 확대되어 그와 관계성을 갖는 모든 것을 동일한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태도, 우리가 경계해야 될 사고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