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대학가 도서관 개방 ‘진퇴양난’

[대학] 대학가 도서관 개방 ‘진퇴양난’

  • 승인 2005-08-25 00:00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13일 오전 대전 A대 도서관.

10세 안팎으로 보이는 어린아이가 소란을 피우고 있다. 함께 온 듯한 부모는 아이의 소란이 별스럽지 않다는 표정이다. 한 켠에서는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교복을 입은채 수다를 떨고 있다. 심지어 벽에 낙서를 하고 있는 어린 학생들도 눈에 띈다.
일반인들 이용 급증에 책 훼손. 소음 등 ‘몸살’
“예전같지 않은 분위기에 속상” 재학생들 불만
당초 취지 무색… 지역민 의식수준 향상 시급

대학 도서관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대학들이 지역사회 공헌을 목적으로 소속 학생들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 까지 도서관을 개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초 취지대로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고, 지역민에게 베풀기 차원에서 대학들이 개방하고 있는 도서관들이 지역민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대학도서관 관계자들은 자칫 본교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까 지역민 개방을 놓고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져있다.




▲대학도서관 이용률 큰 폭 증가=대학 도서관 개방은 교육인적자원부가 대학의 지역사회 공헌도를 수치적으로 평가하기에 가장 손쉬운 방법이었다.

도서관 개방여부와 지역민의 이용률이 대학평가 항목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면서 지역대학들은 너도나도 도서관을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고 나섰다.

대학 도서관들은 예치금 5만원과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책을 대출해주고 도서관 이용을 허락, 해마다 대학 도서관 이용자수는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일반인 대출에 들어갔던 대전대의 경우 2002년 90권 대출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는 전반기에만 672권을 대출했다.

한남대는 지난 2001년 177명(2095권)이었던 이용객이 2003년 1102명(2만1006권), 2004년 1486명(2만7202권), 2005년 7월 현재 1446명(2만2227권)으로 늘어났다.

충남대는 2002년 63명(703건)에 그치던 것이 2004년 403명(5452건), 2005년 전반기만 485명(4838건)으로 해마다 2배이상 이용건수와 이용자가 늘고 있다.




▲시민의식 부족=시립도서관이나 지역도서관이 맡아야할 역할을 대신 떠 안고 있는 대학도서관들이 일반 지역주민 공개 뒤에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 무엇보다 공공장소에서 지켜야할 공공 질서를 지키지 않는다거나, 책의 훼손, 열람실 소란 등 실태가 심각하다. 특히 본교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고 있어 대학도서관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충남대 도서관 관계자는 “일반인들의 자료 대출 외에 열람실 이용을 금지하고 있으나 열람실을 많이 이용해 부족한 도서관 좌석으로 본교 학생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고등학생들이 떠들거나 낙서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관리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남대에 재학중인 이모군(멀티미디어3)은 “최근 들어 일반인들의 도서관 이용이 급증하면서 도서관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아 속상하다”며 “누구를 위해 대학 도서관을 개방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배재대 도서관 관계자는 “관리가 어려워 지역주민들에게 책 대출을 해주지 않고 열람실 이용만 허용하고 있다”며 “지역주민들의 편익도모와 대학의 고급자료 개방을 통해 지역민들의 지식함양에 도움을 주겠다는 당초 취지를 달성하려면 지역주민들의 의식수준 향상이 요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