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뿌리내리는 지방자치
지방자치제가 출범한 지 어언 10여 년이 된다. 이제는 지방자치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 지역 주민의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재원의 부족이나 지방색의 심화라고 하는 걱정 속에서도 용감하게 지방자치를 시행했던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방자치제 이전과 비교하면 선명하게 차이가 난다. 관 주도주의 정책 속에서만 있는 이론이 아니라 관료가 행정판단 능력이나 추진력에 있어서 관은 앞서고 주민을 이끌어 가는 경우도 있었다. 후진국가에서 개발독재의 성과 사례가 그 대표적이다. 그러나 개발시대를 넘어 중진국에 들어서면 관료는 이기주의 집단이 된다. 그 또한 관료가 아니면 선진국 진입을 못한 채 좌절하고 만다는 확신이다. 이러한 개발시대의 구조적 병폐를 일거에 뛰어 넘는 새로운 제도로서 지방자치가 등장하게 되었다.
2. 지자제(地自制)의 빛과 그림자
지자제의 정착은 지역 발전과 지역주민 생활에 밝은 빛을 비추었다. 지자제가 행정 경륜이 쌓이면서 효율성과 공정성이 주민의 눈에 밝게 보인다. 지자제 행정의 내용과 절차가 공개되면서 투명성이 높아졌다. 경쟁사회가 자리를 잡으면서 창의력과 투명성이 중요시되어 발전을 앞당기기도 한다. 이처럼 뿌리내리는 지방자치의 장점과 실적은 주민들 모두가 직접 피부로 느끼고 있는 반면 지자제는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우고 있다.
지역에서 지자제 출마자들은 선(善)의 정책 대결이 아닌 흑색선전, 모함, 유언비어 등으로 지역내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경우가 많고 출마자의 지지와 반대가 극에 달해 주민간 갈등과 불신을 넘어 분노를 고조시키고 있다. 의회는 언론회자 되듯이 해외 의회시찰 명분으로 호화스런 사치관광 전시 행정들의 과도한 지출이나 화려한 청사의 건축 등으로 지역 주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이들은 지자제 관료의 행정 미숙으로 인한 시행착오의 큰 어두운 그림자이며 주민의 혈세로 한계에 달한 재원부족의 현실을 초래한 과시욕과 시행착오는 지역 주민들에게 엄청나게 아픈 상처를 안겨준다.
더더욱 걱정이 앞서는 것은 2006년 5월 지방자치제 선거를 앞두고 과열된 선거 풍토의 위험수위 이다. ‘숭어가 뛰니까 망둥어도 뛴다’는 식이 아닌 도덕성과 양심성을 토대로 한 판단 능력과 창의력을 두루 갖춘 인물이 출마하여 그동안 속아왔던 정치적 공약을 간과하여 지역실정에 맞는 정책적 대안을 주민에게 공약하면 이처럼 과열된 선거 풍조는 사라질 것이다.
3. 선거과열 보고만 있을 것인가.
과열 선거의 현장에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노출되고 있다. 선거 과정의 혼탁과 목숨을 걸고 올린 전략의 여파 등 대립과 반목의 증폭으로 낳은 선거 결과는 자방자치 관료들의 제 편짜기로 부정, 부패, 불의, 무능 등이 도출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처럼 치솟는 선거과열로 생기는 후유증을 우리는 당장 바로 잡아야 한다. 선거 과열의 원인은 많은 주민들에 의해 벌써 지적되었다. 개선책 또한 이미 제시된 바이다. 현명한 방안을 선택하는 길만이 지역주민들의 몫이다. 인격, 경륜, 행정판단 능력이 수반되지 않은 출마자를 주민들의 냉철한 판단으로 낙선시킬 각오가 있어야 한다.
더불어 현실성은 없지만 앞으로 다가오는 선거 과열을 막기 위해 기초 자치단체장은 주민의 표를 의식하면서 눈치보지 않는 소신행정을 할 수 있는 임명제가 효율적이다. 행정의 독선을 예방하기 위해 기초 의회를 강화하면 임명제와 선거제의 견제균형(牽制均衡)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 주민 모두가 앞장서서 선거과열을 막고 지방자치 출마로 현실을 바로 보는 안목을 높여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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