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금강과 서해바다를 사이에 두고 이웃사촌처럼 정답게 지내온 서천군과 군산시가 핵 폐기장 유치문제로 상호갈등과 반목으로 얼룩진 채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고 있는 상황에 이른 것 같아 유감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그동안 두 지역은 인위적으로 책정된 행정구역을 뛰어 넘어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으로 동질감을 느끼며 활발한 인적교류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하나의 지역공동체인 ‘금강경제문화권’을 형성하여 왔다. 그러나 요즘 군산시가 보여주는 모습은 이웃으로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현재 군산시는 지리적으로 서천군에 가까운 거리에 있는 비응도를 내세워 핵 폐기장 유치를 위한 교묘한 물 타기 작전을 시도하고 있어 서천군민의 분노와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 친환경농어업과 생태체험 관광 등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어메니티 서천’이라는 비전 하에 지역발전을 추진하여 온 결과 최근 전국적으로 널리 부각되고 있는데 그 동안 애써 가꾸어 놓은 노력들이 좌절될 위기에 처해 있어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심정이다.
더구나 선린이웃의 충고를 ‘남의 일에 간섭하지 말라’는 식의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으로 예상되는 피해와 문제점 등을 무시·왜곡하고 한술 더 떠 ‘열심히 유치노력을 다하는 군산시의 발목을 잡는 터무니없는 행동’으로 매도하며 군산시 발전이 서천군에도 도움이 된다는 아전인수(我田引水)격의 주장을 하며 양 지역 간 갈등구조 행태로 몰아가며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숙원사업들을 한번에 해결하는 지름길이라고 군산시민들의 찬성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며 자신들 밖에 모르는 극히 이기주의적 행동으로 볼 수 있다.
외국의 사례에도 밝혀졌듯이 핵 폐기장의 유치로 수혜를 입는 일부 계층과 부분을 제외하면 농·수산업에 대한 피해와 관광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져 군산시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서천과 군산이 합심하여 희망찬 21세기 환황해권 중심지로 도약하여 번영된 미래를 함께 열어가는 상생의 길이 아니고 공멸의 길이다.
군산시는 서천군민의 입장과 처지를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여 결자해지(結者解之)하는 마음으로 핵 폐기장 유치를 포기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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