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공주’ 장애인 DJ 윤선아씨 자전적 에세이 나에게는 55cm사랑이 있다
윤선아 지음/좋은생각 출간/296쪽
2005년 새해아침, TV에선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히말라야를 오르고 있는 장면이 방영됐다. 두발이 아닌 손으로 산을 오르는 핸드워킹을 하고, 목발을 짚고, 휠체어를 타고, 보이지 않지만, 들리지 않지만 그들은 씩씩하게 히말라야 푼 힐 정상을 향해 도전했다.
붉은 노을로 물든 히말라야에서 산상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의 모습. 신부는 120cm의 작은 키인 골형성부전증 1급 장애인. 신랑은 잘생긴 미남형의 비장애인. 신부는 엄지공주라고 불리는 모 방송국의 프로그램 진행자 윤선아씨였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가 되어 히말라야를 도전하는 것. 장애인과 비장애인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이 결실을 맺는 모습.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행이었고 가장 축복받아야 하는 아름다운 결혼식이었다. 이 장면을 지켜 본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감동했고 윤선아씨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는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 책은 윤선아씨의 각별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자 희귀병을 앓는 장애인으로서의 삶에 대한 자전적 에세이다. 누구가 삭막하다고 말하는 이 시대에, 사랑을 잃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 좌절에 빠진 사람들에게 용기의 불씨를 지펴줄 것이다.
윤선아씨 부부의 키는 각각 120cm, 175cm. 하지만 윤씨는 55cm의 키 차이가 남에도 이제 남편과 사이에 키 차이는 없다고 말한다. 남편이 자신에게 준 55cm길이의 사랑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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