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식 ㈜태일 대표이사 |
대기업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한 분야에서의 전문인으로 키워내려 하고 회사 또한 그렇게 포커스를 맞추어 인사정책을 펼치고 있다. 실례로 대기업의 재정이나 재무분야로 입사해서 아무 탈이 없으면 재무팀장까지의 근무는 비교적 쉽다. 그러나 팀장에서 이사로 진급되지 못하고 계속 자리만 지키고 있으면 후배 사원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가 어렵다. 팀장에서 능력이 뛰어나 다른 분야로 옮겨 가는 것은 특별한 케이스고 임원의 줄을 잡지 못하면 자리 이동이 쉽지 않은 것이 대기업의 현실이다.
90년대 말 벤처기업 붐으로 인한 정책적 벤처자금이 홍수를 이룰 때 이를 심사하는 기관에서 직원들이 정말로 자기 개인 돈처럼 자금을 빌려 주었으면 그렇게 많은 공적자금이 떼였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납기일을 맞추려고 생산현장에서 밤낮으로 같이 애쓰며 포장 등을 함께한 관리직 직원들, 어려운 입찰에서 낙찰을 받았을 때 마치 자기 일처럼 기쁨을 함께한 생산직 직원들의 모습에서, 생산직이든 관리직이든 어떤 분야이든 간에 열정을 가지고 마치 자기 일처럼 오너나 사장과 다름없이 일한다면 그 회사의 미래는 무척 희망적이라 말할 수 있다. 즉 그 회사에서 사장급 직원이 얼마나 많으냐에 따라 회사의 성패가 판가름 난다는 말이다.
대기업은 보고성 면피성의 회의와 보고가 많고 대규모인 만큼 종합적으로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볼 줄 아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쉬움을 일반인들 모두 인정한다. 반면에 중소기업에서는 영업 생산 관리 등 모든 분야에서 경험하기가 비교적 쉽기 때문에 사장급의 열정을 가진 직원이 많다. 사장들은 납기를 제 때에 못 맞춘다면, 제품에 불량이 나온다면, 수주를 못한다면, 은행에 차입금 이자를 제 때에 못 낸다면 등, 매 순간 수 없이 많은 번민과 고뇌에 잠긴다. 그래서 사장들은 사장 본인들처럼 직원이 담당하는 영업 생산 관리에서 생각하고 집중하길 바라며 그런다면 어떠한 어려운 일들도 해결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나오는 봉급 때문에 우리가 일을 한다면 얼마나 슬픈 존재인가. 일에 대한 정열과 성취가 주는 만족도는 그 무엇에 비교할 수 없다.
이러한 사장급 직원들의 열정이 경제규모로는 세계 11번째이고, 반도체 휴대폰 조선 철강 가전제품 자동차 같은 업종을 세계적 수준으로 올리는데 큰 밑거름이 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어떤 일이든가 일에 대한 집중과 정열이 줄기세포의 세계적 권위자 황우석 박사를 만들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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