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아침] 산을 바라보며 산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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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 산을 바라보며 산을 배운다

  • 승인 2005-08-22 00:00
  • 김유혁 금강대 총장김유혁 금강대 총장
▲ 김유혁 금강대 총장
▲ 김유혁 금강대 총장
필자가 근무하는 곳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계룡산 국사봉이다. 예로부터 계룡산은 인간의 삶을 바르게 시사하는 영봉이라 믿어져 왔다. 특히 최근 계룡산에 팔색조가 날아 들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비록 논리적인 비약일지는 몰라도 우리 고장에 우수인력이 팔도로부터 몰려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싶다. 이와 같은 시각에서 보았을 때 계룡산을 바라보며 계유오덕(鷄有五德)의 교훈을 음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예부터 산을 일컬어 용이라고 한다. 그럴 경우의 용은 ‘壟’의 글자를 쓰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산 능선을 용자(龍字)로 통용하게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계룡산이 지니는 특이한 점은 용산(龍山)이 아니고 계룡산(鷄龍山)이라는 점이다. 두 종류의 동물을 함께 인용하여 날아 오른다는 뜻으로 산의 기세를 표현하고 있다. 즉 닭은 비상(飛翔)하는 동물이고 용은 비등(飛騰)하는 동물이다. 다시 말하면 닭은 우충(羽蟲:날짐승)이고 용은 인충(鱗蟲:비늘짐승)으로서 비상등천 한다는 이미지를 나타내주고 있다.

계룡산은 한국에 있어서 명산일 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있어서도 손꼽히는 희귀 명칭의 산명(山名)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는 계룡산이 지니는 지명의 희귀성을 브랜드(brand)개념으로 선양해가야 한다. 그래야만 지역의 국제화가 더욱 가능해질 것이며 아울러 우리 고장의 정체성(identity)을 보다 확연히 해갈 수 있을 것이다.
지면관계로 여기에서는 닭의 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용에 관하여는 생략하기로 한다.

계유오덕(鷄有五德)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유명한 삼자경(三字經)에 나오는 말로 닭은 5가지의 덕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첫째, 닭은 머리에 붉은 벼슬을 지니고 있다(頭戴紅冠)하여 이를 문(文)이라 한다.
둘째, 닭은 삼지창 같은 발은 지니고있다(足有搏拒)하여 이를 무(武)라고 한다.
셋째, 닭은 적에 대항하여 병아리 보호에 나선다(近前敢鬪) 하여 이를 용(勇)이라 한다.
넷째, 닭은 새벽이 되면 시간을 알린다(司晨報時)하여 이를 신(信)이라 한다.
다섯째, 닭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먹을 것을 보면 서로를 불러들여서 함께 먹는다(見食相呼)하여 이를 의로움(義)이라 한다.

닭으로부터 깨달아 배워야 할 5가지 덕목인 문·무·용·신·의(文武勇信義)는 사람이 살아감에 있어서 제쳐놓을 수 없는 중요 덕목들이다. 즉 문무는 인간 완성차원에서 중요시되는 덕목이며, 용은 사회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참다운 기백이며, 신은 사회관계의 안정과 거래질서의 공명성을 보장해주는 중요 덕목이다. 그리고 의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냐하는 판가름의 기준을 제시해주는 기본 덕목이다.

그 5가지 덕목은 인간교육과 국가안보 및 공정거래질서의 보장과 사회적 정의실현이라는 종합적 의미의 덕목으로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계룡산을 바라볼 때마다 계유오덕(鷄有五德)을 상기하면서 이 고장의 주인다운 자부심과 기백을 키워 가는 자연교재로 함께 음미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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