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화가 과학기술계의 중요 테마로 떠오르면서, 이제 더 이상 과학기술은 대중과 동떨어진 별세계가 아니다. 특히 학생을 대상으로 한 과학기술 인식 확산 프로젝트들은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최근 들어, 이처럼 과학교육차원의 행사나 정보제공이 크게 늘고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보다 동기유발효과 때문이다. 초등학생이 과학축전에서 슈퍼컴퓨터를 본다고 당장 특별한 교육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많은 행사와 실험, 정보 습득으로 자극을 받은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미래의 빌게이츠가 될 가능성은 훨씬 많아진다는 것이다.
70~80년대에는 가난이 동기유발이었다.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과학자의 위대성을 역설했고, 아이들의 장래희망 1순위는 ‘과학자’였다. 당시의 많은 총아들이 과학자를 꿈꾸었기에 우리의 과학수준이 지금에 이를 수 있었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될 수 있었다고 하면 과연 과장일까. 그러나 요즘의 아이들에게 70년대의 방법이 먹힐 리 없다. 보다 생생하고 재미있는 이벤트와 정보 제공으로 아이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중요해 진 것도 그 때문이다.
다음으로 과학기술 정책을 현명하게 이끌기 위해서 과학교육 차원의 인식확산은 반드시 필요하다. 과학기술 R&D는 장기간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만 하기 때문에 정책결정을 위한 국민적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 이때 현명한 과학기술정책결정자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 국민들은 과학적 소양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하며, 바로 그 때문에 학창 시절부터 과학기술에 대한 일정수준의 지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과학교육 확산의 중요성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아직 높지 않은 듯 보인다. 아직까지도 과학의 발전은 소수의 연구자들이 알아서 책임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는 것이 사실이고, 지난 6월말 교육부가 과학과목의 수업시간을 축소한다는 방안을 발표하고 이에 반발해 주요 과학기술관련 단체들이 ‘과학기술인 100만인 서명운동’을 펼친 사례를 보면, 정책결정자들 조차 과학교육의 중요성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우려가 된다.
그러나 이제는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섬나라 영국을 세계적인 강국으로 만든 것은 ‘산업혁명’이었고, 스위스가 국민소득 4만 달러의 부국이 된 데에는 천혜의 관광자원만큼이나 높은 과학기술 수준이 있었다는 것을. 21세기 국가경쟁력의 바로미터는 바로 ‘과학기술’이며 선진국들이 앞 다퉈 미래의 꿈나무들에 대한 과학교육 확산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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