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석교동사무소(동장 허헌혁)가 작고한 80대 독거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그가 살던 아파트를 불우이웃을 위한 빨래방으로 문 열어 화제가 되고 있다.
대전시 중구 석교동 195번지 남양아파트 A동 201호. 독거노인인 남소저 할머니(작고·1920년생)가 살았던 이 아파트(현 시가 3500만원) 출입문 위에는 지난 5월 9일 문패 대신 ‘남소저 복지만두레 빨래방’이란 문패를 달고 문을 열었다.
석교동사무소가 2003년 9월 작고한 남소저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올 초까지 빈집으로 있던 15평 규모의 아파트를 복지만두레 빨래방으로 개조했다. 거동이 불편해 빨래가 어려운 장애인과 독거노인들의 빨래를 위해서다.
‘남소저 복지만두레 빨래방’이 문을 열게 된 데는 작고한 남소저 할머니의 유언 때문. 독거노인인 남 할머니는 생활보호대상자로 있던 지난 2000년 5월초 친구 3명과 자원봉사자 목화수씨(52), 석교동사무소 직원(심완섭씨)의 입회 하에 “생전에 국가로부터 도움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나를 돌본 동사무소가 호주나 다름없다”며 “내가 죽거든 살고 있는 아파트를 동사무소에서 좋은 일에 썼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유언 글을 남기고 지난 2003년 9월 세상을 떴다.
석교동사무소는 이같은 남 할머니의 뜻에 따라 1년 7개월 여만에 이웃 유지들에게 세탁기 3대와 건조기 1대, 집수리비 등을 지원받아 빨래방을 설치하고 문을 열었다.
소식이 전해지자 석교동 주부 28명과 차량을 소유한 4명의 남성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매주 월·수·금 등 1주일에 3일간 오전 10시∼오후 4시까지 지역 내 200여명의 독거노인 및 장애인을 위한 빨래방으로 운영되면서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허헌혁 동장은 “작고한 남소저 할머니의 뜻을 길이 남기기 위해 생전에 할머니가 사시던 아파트를 빨래방으로 문을 열게 됐다”며 “장애인 및 독거노인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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