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치영 스피치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대표 |
쉽지 않은 문제 같지만 지혜를 짜내면 다음과 같은 해답을 얻을 수 있다. 부드러운 담요 위에 뱀 두 마리를 꺼내놓아, 가볍게 뛰고 움직이는 것은 수컷이고 가만히 있는 것은 암컷이다. 비록 한 움큼의 물이라도 늙은 부모나 병든 이에게 주면, 그 공덕이 큰 바다의 물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방망이를 물에 넣으면 뿌리 쪽은 반드시 가라앉는다. 두 필의 말에게 먹는 풀을 주어보아, 풀을 덜 먹고 한 마리의 말에게 밀어주는 말이 바로 어미다. 때론 해법이 보이지 않는 것같지만 근본을 살펴보면 해답은 간단하다.
지금 ‘판도라의 상자’와 같은 불법도청 테이프 274개를 놓고 공방이 뜨겁다. 국가기관이 우리 사회 곳곳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불법 도청을 이렇게 까지 휘둘러 왔다는 사실이 경악스럽기도 하지만 정경유착의 검은 커넥션의 본말이 드러났다. 도대체 이 나라에서 성한 곳을 찾을 수 없을 정도이지 않은가. 국민들은 누구를 믿어야 한단 말인가! 대통령을 믿겠는가, 국정원장을 믿겠는가, 언론기관을 믿겠는가, 기업인을 믿겠는가, 그렇다고 국회의원을 믿겠는가, 철저히 국민을 속이고 우롱한 모리배들이지 않은가! 그동안 도청은 짐작만 되고 밝혀진 바가 없었는데 국가 불법 행위의 전모가 밝혀진 이상 과거 청산 차원에서도 반드시 단죄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 왜 삼성뿐이겠는가. 수많은 경제인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혹은 특혜를 누리기 위해서 정치권에게 얼마나 많은 돈을 갔다 바쳤을까. 그리고도 선진국을 꿈꾸며 나라의 경쟁력을 말하고 정치의 발전을 기대했단 말인가.
이번에 들어난 비리덩어리는 실오르기 같은 국민들의 희망과 도덕적 가치관까지 뒤흔들어 놓은 역사적 사건이다. 역사적 사건은 역사적 심판이 있어야 한다. 물론 사생활의 비밀 및 통신의 비밀침해나 국가의 신용도의 문제, 메가톤급 비리공개에 대한 사회적 충격으로 인한 부담감도 없지 않다.
그러나 그간 자행되어온 불법도청의 근절은 물론이거니와 정치권과 기업, 언론기관 등의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으로 자행되어온 뿌리 깊은 범죄 행위들을 속속들이 파헤쳐 국법을 수호하고 나라의 질서를 바로 잡는 호기로 삼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특검과 특별법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수사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수사는 특검에게 맡기고 공개 여부는 특별법으로 해결하라. 따라서 이번 9월에 열리는 정기국회에서는 특검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순리에 따르는 길이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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