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에 밀리고 대기업 제품에 치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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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에 밀리고 대기업 제품에 치이고…

지역 中企 ‘부도공포’

  • 승인 2005-08-10 02:04
  • 박인권 기자박인권 기자
지난해부터 지난 6월까지 도내 휴. 폐업 17곳


부여 E식품은 지난 2002년까지 지역은 물론이고, 서울. 대전 등 대도시 소비자들에게 독특한 양념과 신선한 맛으로 호평받던 김치 생산 업체였다.

그러나 2003년 이후 중국산 김치가 국내산의 3분의 1에 불과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 시장을 장악해가자 E식품은 매출 부진으로 결국 지난해 문을 닫고 말았다.

자동차 액세서리와 부품 등을 생산하던 아산시 S산업은 대기업의 벽을 넘지 못해 폐업한 경우다.
이 회사는 지난 1995년 이후 젊은층의 자동차 소유 확산에 따른 관련 시장 확대로 지난 2003년까지 호황을 누렸으나, 뒤늦게 이 분야에 뛰어든 H사 등 대기업들의 시장 공세에 결국 회사 문을 내리고 말았다.
지역 중. 소업체들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건설 관련 업종의 휴. 폐업은 더하다.

인구 감소로 신규 아파트 건설은 고사하고 단독주택 건축도 흔치 않기 때문이다.
신규 건축물에 필요한 정화조를 생산하던 부여의 D사는 지역 건축물량 감소에 따른 재고 증가로 지난해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지역의 대표적인 콘크리트 블록 생산 업체인 G사도 판매 부진과 재고 증가로 부도를 냈다.
이밖에 화장지 원단을 생산하던 예산 P사, 원사 업체인 C사 등도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에 밀려 부도를 내고 새 주인을 찾고 있는 중이다.

대부분 농공단지에 입주해 있는 업체들의 휴. 폐업은 지역 경제에 적잖은 타격을 줄 수 밖에 없어 정부와 지역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자산 규모 10억원 안팎의 중견 기업들의 경우 최소 20명에서 많게는 200명 등의 직원을 고용, 지역 경제에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자본력이 있는 기업들조차 설비 투자에 조심스러운 현실에서 사양 산업으로 불리고 있는 휴. 폐업체를 인수한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한 기업인은 “지난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 증가율 전국 1위를 달성한 이면에는 매출 부진과 자금난에 허덕여 도산하는 기업도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도내 기업도 점차 양극화가 돼 가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9일 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지난 6월말까지의 도내 휴. 폐업 중인 기업체는 모두 17개소로 지난 2003년 6곳에 비해 3배 가량 늘었으며, 2000년 1곳에 비하면 무려 17배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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