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연 : 차승원, 신하균
‘아는여자’ 장진감독 5번째 야심작
위트있는 대사·기막힌 반전 눈길
한국영
‘박수칠 때 떠나라’는 수사극이다. 그러나 장르에 있어선 기존 수사극의 관습을 과감히 벗어 던진다. ‘투캅스’처럼 배꼽잡는 코미디는 아니지만 살짝 비튼 유머가 가득하고, ‘살인의 추억’의 무거운 톤의 스릴러는 아니지만 묘한 미스터리가 숨어있다. ‘공공의 적’처럼 맞고 패는 액션은 아니지만 강한 두 남자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2005년 8월, 가장 독특하고도 버라이어티한 영화로 손꼽히고 있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수사반장’의 계보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범인, 잡느냐 마느냐’의 전형적인 패턴에서 벗어나 ‘살인사건의 수사과정이 TV를 통해 생중계된다’는 발칙한 발상으로 시작된다.
강남 최고급호텔에서 칼에 찔려 살해된 미모의 카피라이터 정유정. 휘발유통을 들고 현장에서 바로 검거된 의문의 용의자 김영훈(신하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된 수사팀들의 분주한 움직임 속에 이들과 함께 발빠르게 움직이는 무리가 있다. 바로 방송국 PD와 스태프들이다.
수사과정이 TV로 전국적으로 생중계된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이 수사의 묘미는 베테랑 검사 최연기(차승원)가 현장 검거된 용의자(신하균)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벌이는 다이내믹한 ‘수사극’이라는 데 있다.
점점 미궁에 빠져드는 수사. 김영훈 외 호텔 지배인, 벨보이, 주유원 등 증언자들이 늘어 나면서 애초 범인을 김영훈으로 지목하던 수사는 미궁으로 빠질 위험을 보인다. 혼란스러운 수사팀과 방송 관계자들의 우려 속에 50%에 육박하던 시청률도 곤두박질을 치며 수사쇼는 점점 흥미를 잃어간다. 다급해진 방송국에선 극약처방을 쓰기로 하면서 영화는 더욱 흥미를 더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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