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자 내집마련 ‘부푼꿈’

대전교정청 주택청약예금 화제

수형자들 사회복귀 새로운 희망 찾아
가입자 급증… 법무부 전국확대 지시

“비록 적은 돈이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희망에 출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순간 탐욕이 원인이 돼 강도상해죄로 대전교도소에 11년째 수감 중인 한모(38)씨는 1년여의 형기를 남기고 생전 처음 가입한 주택청약예금과 나날이 불어나는 저축에 새로운 인생의 희망을 걸고 있다.

한씨가 수형생활 속에서도 내 집 마련의 꿈을 가진 것은 지난 3월. 대전지방교정청(청장 이인순)이 교도소 수형자들에게 ‘미래의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장기 취업수형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택청약예금’ 서비스에 가입한 것.

월 20만원 안팎의 작업 수당을 받아온 한씨는 그동안 적금으로 모은 돈 가운데 300만원으로 청약예금에 가입했다. 한씨같은 장기수 가운데 청약예금 가입자는 불과 3개월 만에 대전, 청주, 청주여자, 공주, 홍성 교도소에서 45명으로 불어났다.

장기수의 주택청약예금은 대전교도소에서 처음 창안한 것으로 그동안 취업 수형자들이 수당을 적금 등으로 부어왔는데 최근 저금리로 혜택이 적어지면서 근로의욕 감소 등이 우려돼 왔다.

이에 따라 적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데다 출소 후 아파트도 분양받을 수 있는 ‘주택청약예금’이 고안됐고, 매월 1차례씩 가입신청을 받아 적격심사를 벌여 수형자의 희망지역에 국민주택규모의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청약통장(200만~500만원 한도)에 가입해 주고 있다.

한씨는 “지금 모은 돈으로 집을 살수는 없지만 내 집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에 출소 후 걱정이 사라졌다”며 “더욱 열심히 살아가는 자세를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형자들의 호응이 크자 법무부는 4일 전국 교정기관으로 이 제도를 확대해 시행토록 했다.
대전교정청 허익성 작업과장은 “수형자는 물론 가족들에게도 장래의 불안감을 덜어주고 안정적인 사회복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관심은 있지만 작업상여금 누적액이 모자라 가입하지 못하는 수형자들이 많아 시간이 갈수록 가입자들이 크게 늘 것”이라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