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눈,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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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눈,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귀

  • 승인 2005-08-05 00:00
  • 송병희 대전주부교실 회장송병희 대전주부교실 회장
요즘처럼 하는 일마다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혼란을 일으키는 때는 일찍이 없었다. 민주화 과정에서 오는 진통인지 서민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

조선 선조 때도 일본의 상황을 살피러 갔던 통신사가 보고 들은 것을 고했을 때 동인 서인 간의 당쟁에 인한 해석의 차이로 일본과 칠 년 전쟁이 일어났었다. 구한 말 조정에서 세력 다툼으로 시간을 보내다 일본이 러시아 청나라 세력을 꺾고 우리나라를 침략한 것, 그 원인 을 국력을 약화시킨 권력 실세에서 찾아야 한다.

6.25 전쟁 때 방송으로 후퇴하지 않는다고 시민을 안심시켜 놓고 권력실세들은 몰래 남하한 뒤 한강 다리를 끊어버린 일, 소련 중공의 힘을 얻은 북한군에 우리 국군의 힘으로만 당할 수 없었으나 다행이 유엔군의 도움으로 공산군을 격퇴시킬 수 있었다. 민족상잔 이후 폐허가 된 땅에 오늘의 경제 건설을 위해 전 국민이 한 마음으로 땀 흘린 결과 북한보다 천양지차로 살기 좋은 경제국이 되었다.

요즈음 인천 자유공원에 세워진 유엔 사령관 맥아더 장군 동상을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일부 시민단체들의 시도는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구한 말처럼 국제적으로 고립되는 길을 스스로 찾아가는 것일까 같은 동상을 어떤 단체는 원수처럼 보인다며 끌어내리려고 하고 6.25를 경험한 세대들은 공산군과 대항해서 수많은 목숨을 잃어가면서도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오늘처럼 번영된 민주국가 건설의 기초를 닦아준 분을 기억하기 위해서라며 이를 계속 세워둬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시각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 와서 빈부격차가 심하고 실직한 가장, 경제적으로 파산한 가정의 어린 자녀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전기세도 내지 못해 단전된 집에서 밤에 촛불을 켜고 잠든 아이가 화재로 인해 타죽은 일은 부모의 잘못이라고 볼 수 있다.

생존권에 해당하는 전기와 물을 강제로 사용제한 하기 전에 의무교육 연령 아이들이 거주하고 있는지 확인했어야 한다. 의무교육 연령에 있는 아이들에게는 밝은 조명 아래서 공부하고 균형 잡힌 영양공급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러한 내용이 법적으로 보장되어야 마땅하다.

인구감소를 걱정하며 출산장려 정책을 펴기에 앞서 이미 태어난 아이들을 보호하고 국가에서 부모의 의무를 다할 수 없는 가정을 찾아 엄격하게 관리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힘이 있는 사람들이 돌아다니며 사진 찍고 잘 사는 동네에 가서 봉사하는 모습을 화면에 담아가는 일은 민정을 살피는 일이 못 된다. 큰소리치는 단체들의 말은 귀담아 듣고 생활이 어려워 춥고 배고파도 참고 견디며 불평할 줄 모르는 가난한 서민의 처지를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권력의 고비마다 새로운 프로젝트라고 하면서 푸른 바다를 메우는데 세월이 흐르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후손들이 알 것이지만 바다였던 곳을 메워 공장, 농토, 위락시설 등으로 활용한다 해도 바다 그대로를 보존함으로써 숨쉬는 생태계가 주는 공익을 따를 수 없을 것이다.

국민 1%가 사유지를 보호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지만 푸른 산을 깎아내고 골프장, 위락시설 등으로 자연환경을 헤치는 일은 개인 소유일지라도 공공복리를 위해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강토는 우리 민족이 살아 숨쉬는 생활 공간이요 자연과 더불어 공생하는 터전이기 때문이다.

짙푸른 바다를 쉽게 바꾸는 일이나 푸른 산을 깎아 많은 곳에 골프장을 만드는 일은 서민경제를 위해 신중히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홍수가 나도 골프를 치고 산불이 나도 골프를 치는 일 등은 경제가 좋아진 후에 하는 것이 국민 정서에 맞을 것이다.

국토개발계획도 우선순위와 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는데 일부의 생각을 국민의 여론이라고 주장하면서 한꺼번에 많은 일을 추진하다가는 지역, 계층, 조직의 갈등을 불러와 국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누구 할 것 없이 맡은 일에는 책임의식이 부족하고 과거의 탓, 남의 탓으로만 돌리려는 직무행태가 미래를 불안하게 한다.

침묵하고 있는 다수 국민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총명한 눈, 어려운 서민의 실상을 진실하게 들어주는 넓은 귀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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