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칼럼] 왜들 이러시나?

이젠 아무도 믿지 못한다. 남을 신뢰하지 않고 만나거나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은 본인
이나 상대방이나 괴롭고 무의미하며 심지어 해가 될 수 있다.

도청과 감청이 한사람의 독재를 위해 필요했던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그러나 그런 시대는 이미 오래전에 막을 내렸다. 그 당시 더러운 수단으
로 사용되고 이용하던 도청과 감청이 그 후에도 오히려 줄지 않고 더 많은 부분과 사람
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래! 뭐 감청과 도청이 꼭 필요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관리자들이 아무 제재도 없이 그 기록을 가지고 나올 수 있고, 그런 기록을 가지고 상
대방을 협박하는 세상이 되었다. 물론 정당치 못한 행동이 도·감청 된 것이 폭로되어
바로 잡히는 것도 앞으로 발전을 위해서라면 꼭 나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당
시 그런 나라의 일급비밀을 관리하던 자들은 상당한 권력을 누렸다. 그런데 이젠 “내
가 입을 열면 …” 이런 식으로 자신의 힘을 알려 이차적 부가급부를 얻으려 하고 있
다.

그럼 우리 대한민국은 과연 비밀이 있는 걸까? 일급비밀, 2급, 3급 비밀 뭐 이런 식의
비밀이다. 국가가 필요한 정보를 얻을 때만 필요한 것이 도?감청이??이건 비밀이 아니
라 기밀로 극소수의 관련자만 알고 있어야만 한다. 국민들이 편안한 세상이란 이런 기
밀 보안이 잘 유지되어 쓸데없는 고민을 하지 않도록 해 주는 것이 국가의 책임인 것이
다. 이번 기록의 폭로는 국가기밀이 아닌 더러운 정치가와 재계의 거래가 녹취되어 유
출된 것이라 국가 기밀과 다르다고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어떻게 그런 기록이 한두 개
도 아니고 수많은 기록이 아무렇지 않게 나돌게 되었는지 참 한심하다. 이 정도라면 국
가의 기밀 또한 그렇지 않다고 볼 수 없는 일이다.

수년전부터 이런 부분의 말들이 설왕설래했지만, 실제로 모습을 드러낸 이상 정부는 명
명백백 정확하게 수사하여 앙금을 남기면 안 된다. 그리고 제발 문단속 좀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폭로와 공갈 협박이 온 나라를 어렵게 만든 일이 벌써 한두 해가
아니니 걱정이 태산이다. 옛날선비들의 최대의 덕목은 과묵 이었는데….
폭로와 협박, 도청과 감청이 의례적으로 되어 관습이 되면 얼마 전 신행정수도의 위헌
때와 같이 헌법위의 관습법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필자는 이런 것 좀 모르고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