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50달러를 넘어서면서 산업계 전반, 특히 중소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석유생산은 예전에 비해 증가했지만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고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사상처음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으며, 심지어는 유가 100달러 시대가 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고유가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것은 유가폭등이 제조업체들의 원가를 압박하고 채산성을 악화시켜 직접적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유가상승에 따른 비용증가분을 제품가격에 그대로 전가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그 충격이 더욱 크다. 협력업체들의 경우에는 대기업에 납품가격 인상을 요구할 수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대기업들로부터 비용 상승에 따른 납품가격 인하 압력을 받는 경우도 있다.
중소기업은 자체적으로 원가절감이나 설비의 효율성 증대 등을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할 수밖에 없지만, 당장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열악한 소기업들에게 이런 방법들은 단지 허울좋은 미사여구에 지나지 않는다. 이미 고유가 사태는 예전부터 있어왔고 앞으로도 충분히 반복될 수 있으며 유가가 어디까지 오를지는 누구도 확실하게 예측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고유가종합대책으로 에너지예산을 확충하기로 하였고 에너지절약운동을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다. 또한 신?재생에너??육성과 해외자원개발 확대 등을 주요 대책으로 발표하였다.
그러나 한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이러한 정부의 대책들이 대부분 장기적인 전략이며 과거에 나왔던 정책의 반복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이와 같은 장기대책을 추진하는 동안 고유가에 맞설 능력이 없는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단 한번의 위기로 인해 도산하게 될 수도 있다. 실제로 과거 제 1, 2차 석유파동 당시 약 1000여개의 중소제조업체가 감소하였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주5일제 의무시행대상에 포함되는 중소기업들은 고유가 문제와 더불어 이중의 고충을 겪게 된 실정이다.
또한 정부에서 당장 추진하기로 한 정책 중에 중소기업지원관련 정책이 없다는 것이 상당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중소기업들을 먼저 생각했다면 좀 더 다른 방안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중소기업의 에너지 절약 시설투자에 대한 자금지원 및 세제혜택 등의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공공기관에 납품하는 제품에 대하여 원자재 가격 인상시 조달가격에 이를 수시로 반영할 수 있는 ‘수시연동계약’을 마련해야 하고, 원자재 공급 대기업 등이 가격을 인상할 경우 사전에 예고하는 ‘원자재 가격 예고제’의 도입도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중소기업 스스로도 물류, 구매 등에서 비용을 절감하여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에너지 저소비형 생산체제 구축을 위한 기술개발 및 설비투자에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상시적인 리스크 관리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며 특히 중소기업이야말로 21세기 한국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최선의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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