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도시 ‘가짜농민’ 농사는 아무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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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도시 ‘가짜농민’ 농사는 아무나 하나

외지인 영농보상비 위해 벼농사 나섰다 ‘두손’

  • 승인 2005-07-30 00:00
  • 최두선 기자최두선 기자
행정중심도시가 들어설 지역에선 올 벼농사를 망치는 사례가 유독 많다. 땅주인이 직접 농사를 지을 경우 ‘영농보상금’을 더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직접 농사에 뛰어들었던 가짜 농민들이 농사에 실패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

행정중심복합도시 예정지인 공주시 장기면 당암리가 고향인 이 모(46. 대전시 서구 탄방동)씨도 이 지역의 논(9900㎡·3000평)에서 올해 처음 벼농사 일을 시작했으나 최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가 다르게 번성하는 잡풀로 벼의 30% 가량이 말라죽었기 때문이다.

역시 대전에 사는 임 모(46·사업)씨도 지난 봄부터 부푼 꿈을 안고 주말마다 고향인 연기군 남면 종촌리에 내려와 벼농사를 짓다가 잡풀의 왕성한 생명력을 잠재우지 못하고 결국 꿈을 접었다.

지난 3월 2일 행정도시건설특별법이 통과되면서 행정도시 예정지에 논을 갖고 있는 상당수 도시민들이 영농보상금을 받기 위해 직접 영농에 나섰으나 영농기술 부족으로 농작물이 고사하는 등 제대로 자라자 못하자 잇따라 영농을 포기하고 있다.

이들이 직접 농사를 짓기에 나선 것은 농민에게 2년치 농산물 매출액을 ‘영농보상금’으로 주도록한 토지보상법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일시적 ‘가짜 농민’ 가운데 절반 가량이 이씨와 양씨처럼 중간에 농사를 포기한 것으로 지역의 ‘진짜 농민’들은 파악하고 있다.

주민 임 모(66·공주시 장기면 당암리)씨는 “벼농사가 보기에는 쉬운 것 같지만 신경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올해 우리 동네는 아마추어들의 무작정 영농으로 사상 유례 없는 흉년이 들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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