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터민 대전정착 ‘산넘어 산’

취업땐 기초생활수급권. 의료혜택 박탈… 대다수 무직

2002년 이후 231명 늘어 제도개선 시급


최근 들어 대전지역에 북한 탈주민의 전입이 크게 늘고 있으나 이들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미흡해 정착이 겉돌고 있다.

대전시와 대전지방노동청에 따르면 27일 현재 지역에는 211세대·259명(남 94명·여 165명)의 북한 탈주민이 생활하고 있으며, 89%(231명)가 지난 2002년 이후 전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탈주민 가운데 213명은 기초생활보장 수혜를, 245명은 의료보호 혜택을 각각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정부와 일선 자치단체는 이들 북한 탈주민들의 조기정착을 위해 각종 지원사업을 펴고 있다. 적십자사는 정착도우미를 통해 주기적으로 탈주민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으며, 지방노동청은 취업관련 교육 실시와 일자리를 마련해 주고 있다. 지역 내 사회복지관도 이들에게 새터민 정착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탈주민들은 전입과 함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내법을 적용받고 있는 데다 이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이 부족해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 탈주민들의 조기정착을 위한 제도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대전지역 내 259명의 탈북자 가운데 19명만 취업 했거나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는 반면, 240명은 직업없이 단순노동 등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들 탈주민들은 전입과 함께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가족수에 따라 국내 수급자와 동일하게 지원받고 있으나 취업시 기초생활수급권 및 의료혜택 박탈을 우려 취업을 꺼리고 있다.

게다가 사업주들의 탈북자에 대한 인식이 나빠 채용을 꺼리는가 하면, 탈북자 역시 편한 일자리만 선호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관련기관 관계자들은 탈북 주민들의 조기정착을 위해 취업 후 2∼3년간 기초생활수급권·의료혜택 보장, 탈북자 통합 직업훈련 및 자격증 취득 시험제 마련 등 제도적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대전시 및 대전지방노동청 관계자는 “우선 탈북주민의 조기정착을 위한 지원책 마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이들에 대한 인식 부족도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