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현의 지혜따라 한문여행 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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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현의 지혜따라 한문여행 떠나요

  • 승인 2005-07-26 16:48
  • 김덕기 기자김덕기 기자
요즘 초등학생을 비롯해 국민들 사이에 한자 배우기 열풍이 일고 있다. 우리말의 대부분이 한자로 구성돼 있다보니 한자를 제대로 알면 학습능력 등의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한자를 배우는 것이 과거로 회귀하자는 것 아니냐는 반대론자들의 지적도 있지만 옹호론자들은 우리 말뜻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선 한자공부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책을 통해 우리 삶속에 녹아 있는 한자를 이해하고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자.



고사성어로 본 재미있는 한자이야기



이재복 지음/두원/376쪽 배재대 홍보
과장 이재복씨 본보 3년간 게재물 묶어

뻔뻔스러워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철면피(鐵面皮)’라 부른다. 이 말은 중국의 허당록(虛堂錄)에 나오는 고사이다. 출세욕이 강한 ‘광원’이라는 사람이 있었는 데 한 고관대작이 취중에‘자네를 때리고 싶다’고 말하자 고관대작에게 아첨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얻어맞는 모욕을 당했다.

그럼에도 광원의 모양새가 하도 태연해 그의 친구가 “자네는 쓸개도 없나”하고 물으니 “고관대작에게 잘 보이면 나쁠 게 뭐가 있겠나”하고 대답하자 당시 사람들이 “광원의 낯가죽은 두껍기가 열 겹의 철갑(鐵甲)같다”고 했다. 이때부터 사람의 얼굴 전체를 본 뜬 글자인 면(面)과 벗긴 가죽을 의미하는 피(皮)를 붙인 ‘철면피’는 뻔뻔함과 부끄러워야 할 때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에게 쓰이기 시작했다.

현재 배재대 홍보과장이며 한국대학홍보협의회장인 이재복(44)씨가 최근 출간한‘고사성어로 본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책 속에 예시된 고사성어 풀이 중 하나다. 이씨는 최근까지 본보에 3년여에 걸쳐
‘이재복 박사의 한자로 세상읽기’를 게재함으로써 한자 이해에 목말라했던 독자들의 갈증을 풀어주기도 했다.

이 책에는 우리주변의 일상생활에서 자주 접하며 쓰고 있는 다양한 고사성어 376개가 소개돼 있다. 또한 그 출처를 깔끔한 필치로 일목요연하게 풀어 써 놓아 누구나 한자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했다.

저자인 이재복씨는 “성현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고사성어를 이해하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漢詩, 바로보기, 거꾸로보기



이숙희 지음/역락/233쪽 현대인 입맛에 맞게 한시를 쉽게 풀어써


현대인에게 난해하기만한 상징과 운율로 이해하기도 접근하기도 어려웠던 한시(漢詩). 그러나 이러한 한시(漢詩)의 전통적 의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읽고 재창조하고자 하는 노력은 최근 여러 전공자들에 의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보다 상세한 예시와 쉬운 문체로 한시의 난점을 쉽게 해결해 주고 현대인의 입맛에 맞도록 맛깔스럽게 둔갑시켜 한시의 드넓은 상징속으로 빠져들도록 안내해 우리에게 더 넓은 문화적 패러다임을 영유하게 끔 한 것이 그것이다.

최근 발간된 ‘漢詩, 바로보기 거꾸로보기 Ⅰ,Ⅱ’는 이같은 변화해 가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보려한 시도일 뿐 아니라 기존의 번역이나 논문에 대한 재고찰과 새로운 각도라는 점에서 현대인과 한시를 공부하려는 초학자 모두에게 ‘바로보기 거꾸로 보기’의 토대를 마련해 주고 있다. 이 책에는 신라에서 고려, 조선을 망라해 모두 70여명, 120여수의 한시를 잘 차려 현대인에게 풀어서 맛보게 하고 있다.

한시는 교과서적인 해석에 얽매여 때로는 그것이 농축된 의미를 제대로 선보이지 못했으며 때로는 원작자의 신상에 얽매여 한시 자체의 더 많은 여지를 누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 책은 그런 부분을 의식해 출간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저자인 이숙희(52) 충남대 한문학과 교수는 “작품에 따라 해부와 분석을 통해 총체적 감상을 이끌어 내기도 했으나 때로는 총체적 감상을 위해 해부와 분석을 덮어 두기도 했다”며 “때에 따라 없는 흠집도 만들어서 끄집어 냈고 어떤 경우는 세인의 찬사를 의도적으로 뒤집어 보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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