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초대석] 아름다운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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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초대석] 아름다운 교감

  • 승인 2005-07-25 00:00
  • 김성진 우송예술회관장김성진 우송예술회관장
1993년 가을 나는 로마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열린 음악회에 초청을 받았다. 리허설이 끝나고 로비에 서있으니 머리가 하얀 백발의 노신사들이 부인과 팔짱을 끼고 음악회장을 들어서고 있는 것이 보였다. 어느덧 청중들로 가득 메워진 음악회장에서 노래를 부르던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연주회장을 휘감듯이 조용히 들리는 소리, 그것은 청중들이 내가 부르는 오페라의 아리아를 마음속으로 따라 부르는 소리였던 것이다. 감동을 받은 나는 정말 한소절 한소절을 정성을 다해 불렀던 기억이 난다. 내가 부르는 것인지 그들이 부르는지 모르지만 연주자와 관객의 음악적 교감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음악회는 바로 연주자와 관객 사이에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음악미의 체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몇 가지의 조건이 있다. 첫째 바쁘지만 최소한 30분전에는 도착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30분전에 도착하여 팸플릿의 작품해설을 보고 그날의 프로그램과 연주자의 프로필을 알고 들어가면 어려운 음악회도 조금은 이해가 쉽기 때문이다.

두번째 옷차림이 단정해야한다. 지나치게 머리와 옷이 튀면 연주회에 온 관객들이 연주보다는 그 사람을 구경하게 되어 연주에 방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셋째 화환은 보관하는 곳에 맡겨야 한다. 연주회장에 화환을 가지고 들어가면 아무리 조심해도 소리가 나기 마련이다.

7세 아이들은 웬만하면 어린이를 위한 음악회에 보내자. 부모들의 마음은 알지만 아이들의 인내심에는 한계가 있다. 혹 연주회에서 떠드는 사람들이 있으면 조용히 경각심을 준 후 미안하지 않게 윙크를 해보자.
지금 몇 가지 열거한 것들은 연주회티켓의 주의사항에 나와 있는 것들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 것이다.

좋은 음악회는 누구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니라 창의적인 기획을 하겠다는 기획자와 프로의식을 가진 연주자, 음악회의 주변인이 아닌 당당한 구성원으로서의 관객들이 노력해야만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대전에서 연주하는 많은 연주자들이 관객과 더불어 서로 감동받는 연주회가 많아지도록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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