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접촉사고를 냈던 김모(43·여·대전 서구 둔산동)씨는 사고처리 과정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사고 차량을 견인차가 끌어가고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호의로 112순찰차를 탄 것이 화근이 돼 동네에서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
김씨가 순찰차 뒷자리에 타고 지나가는 것을 동네사람들이 보고 수군댔지만 이를 일일이 해명할 수없어 냉가슴을 앓고 있다.
김씨처럼 단순사건의 피의자나 피해자가 112순찰차 등으로 호송될 경우 얼굴이 외부로 노출돼 인권보호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9일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19개 일선경찰서에는 291대의 112순찰차와 37대의 형사기동대 승합차, 23대의 호송용 승합차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호송자의 얼굴을 가려줄 수 있는 차량은 호송용 승합차 23대에 불과하다. 이나마 호송 도중 피의자의 도주를 막기 위해 차량내부에 철판을 덧댄 것으로 피의자 인권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일반 승용차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112순찰차나 형사기동대에 호송되는 단순 사건 피의자의 경우 외부에 얼굴이 그대로 노출돼 인권침해 논란을 낳고 있다.
경찰은 현행 도로교통법의 규정으로 차량에 선팅이나 가림막 등을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112차량으로 호송을 경험해본 당사자들은 예외규정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8일 단순폭력사건으로 112순찰차로 연행된 이모(46·여)씨도 호송되는 내내 교차로에 정차할 때마다 옆 차선의 차량운전자들이 힐끗거려 굴욕감까지 느꼈다.
김씨는 “112차량을 이용해 호송되는 과정에서 중죄인처럼 비춰져 당황스러웠다”며 “피의자들도 인권이 있는 만큼 112차량 뒷좌석에 가림막 장치 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관계자는“피의자를 파출소나 경찰서까지 이송할 경우 가림막이 없어 미안한 경우가 많다”며 “피의자 호송시 얼굴 등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마련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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