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책값 세액 공제를 해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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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책값 세액 공제를 해주면…

  • 승인 2005-07-23 00:00
  • 라창호 충남도의회 사무처라창호 충남도의회 사무처
책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책 첫머리에 프롤로그가 있고 맨 뒷부분에 에필로그가 있다. 프롤로그는 ‘앞서 생각하는 사람’인 프로메테우스의 이름에서 유래된 말로 서언이라 할 것이고, 에필로그는 ‘뒤에 생각하는 사람’인 에피메테우스의 이름에서 따온 말로 종결부라 할 것이다.

먼저 생각하는 사람 프로메테우스는 신(神)들의 전유물이었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해줌으로써 인류가 문명을 일으킬 수 있게 했다. 에피메테우스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인간 세상에 온갖 질병을 퍼트리고 불행이 난무하게 했다. 흔히들 책 속에는 지식과 지혜가 스며있고, 삶을 인도하는 바른 길이 있다고 한다.

무릇 사람들은 책을 통해서 지식을 습득하고 지혜를 얻는다. 또 책을 통해 지식을 후대에 전수함으로써 인류사회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예부터 사람들은 독서를 즐기고, 책을 늘 가까이 하도록 권장했다.

‘남자는 다섯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안중근의사는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고 했다.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는 진중에서도 시를 짓고 책을 읽었으며, 나폴레옹은 전투 중에도 틈나는 대로 책을 읽고 마당(馬上)에서도 읽었다. 책을 통해 동서고금을 꿰뚫어보고 미래를 엿보았던 것은 아닐까?
우리는 또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부단히 책을 읽어 성공한 사람들을 역사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옛 중국 동진시대의 사람 차윤은 등불을 밝힐 기름값이 없어 얇은 비단 주머니 속에 반딧불이를 가득 잡아넣고 그 빛으로 책을 읽었다 하며, 손강은 추운 겨울에도 방문을 열고 마당에 하얗게 쌓인 눈빛으로 독서를 했다 한다. 이들은 나중에 높은 벼슬자리에 올랐으며, ‘형설지공(螢雪之功)’이라는 고사성어를 남겼다. 독서가 마음의 양식이었던 것이다.

필자가 이렇게 책을 가지고 중언부언하는 것은 얼마 전 ‘한국인 독서시간 꼴찌’라는 신문보도를 보고서다. 미국의 다국적 여론조사기관인 NOP가 세계 30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독서 시간이 꼴찌로 나왔다.
한국인의 독서 시간은 주당 3.1 시간으로, 1위 인도(10.7시간)의 3분의 1에 불과하고, 필리핀, 대만 등에도 못 미쳤다. 독서율은 그 나라의 문화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라 해도 좋을 것이다. 경기불황,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 청소년층의 인터넷 게임 몰두현상도 독서부진의 한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제부터라도 우리사회에 독서하는 풍토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매월 1~2권씩이라도 세계 명작이나 고전들을 읽도록 권장하고 독후감을 제출토록 해 성적에 반영하면 어떨까 한다.

정부에서는 연중 독서 캠페인을 전개하고, 연말소득정산 시 책값 영수증 총액의 10% 정도라도 세액 공제를 해주면 책을 읽게 하는 데 다소라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일반 사회·직장에서는 좋은 책 권하기, 책돌려보기, 책교환하기 등을 실천했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많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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