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의 혼동과 함께 오늘의 동양화가 안고 있는 고민과 과제는 전공자의 감소와 전통회화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양화를 전공하고 자신의 작품세계를 다양하고 변화 있게 이끌어 내어 새로운 조형언어를 통해 화단의 주목을 받는 작가들도 많이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변화보다 전통에 의존하여 안주하려는 듯한 경향이 지금도 많은 부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도 오늘의 현실이다.전공자의 감소추세는 이러한 현상들에 대한 대비를 하지 못한 것과 초·중·고 학생수의 감소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이기도 하지만 여기에 교육과정에서 전통회화에 대한 실기와 우리미술에 대한 교육여건의 부족 등으로 순수미술을 통해 창작의 세계를 펼쳐 보이기보다는 취업중심의 경향으로 선호하는 측면 등이 전공자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전공 지원자에 비해 대학이 너무도 많은 것도 문제점의 하나가 된 듯하다.
순수미술, 특히 전통회화를 근간으로 하는 동양화는 오늘날 그 가능성이 없는 것일까? 이를 바꾸어 생각해 보면 위기가 가장 호기가 될 수 있음이다. 얼마 전 중앙 과학관에서 개최된 ‘고구려대탐험전’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고구려 고분벽화들을 살펴보면서 예술의 생활화를 통한 문화의 중심지를 이룬 민족으로의 자부심과 함께 벽화에서 보여주는 색채와 독창적 표현 방법 등이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문화의 저변에 스며들어 시대를 달리 하면서 전통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몽유도원도를 완성한 안견, 우리 산하의 진경을 담아낸 정선, 김홍도, 신윤복, 장승업, 변관식 그리고 우리지역에 미술관이 건립중인 이응노등 수많은 우리의 화가들이 그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세계적 미술문화의 중심지로 세계를 향해 꿈을 펼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미술사학자 중에서는 우리의 정서적 배경에 다른 민족과도 차별화되는 작품으로 특히 수묵의 조형성에 대한 연구 발표가 세계미술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유치원과 초·중·고의 교육 현장에서 우리의 전통미술에 대한 교육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이해의 폭을 넓혀주고 동양화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도전과 연구가 병행되어 나간다면 현재 동양화의 위기 아닌 위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하나의 방향이 될 것이라 생각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