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창단… 수준급 민간합창단 자리매김
“에~~~에~~~ 남문을 열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초복을 하루 넘긴 지난 16일 오후 ‘경복궁 타령’이 도심 한복판에 울려 퍼졌다. 토요일 오후 수업을 마친 초·중·고 다양한 학년의 학생들이 하나둘씩 제자리를 찾아 가더니 이내 하나의 목소리를 낸다.
토요일 한가한 여유를 반납하고 노래 연습에 열중인 곳은 대전소년소녀합창단 연습실. 대전소년소녀합창단은 오는 31일 일본 교토에서 열리는 ‘제7회 세계합창심포지엄’ 대회에 국립합창단과 함께 한국 대표로 출전하게 돼 막바지 연습으로 열기가 뜨거웠다.
대전소년소녀합창단은 지난 1996년 현재 지휘자로 활동하는 한준구씨에 의해 창단된 순수 민간 합창단으로 맑고 깨끗한 소리로 우리나라에서 이미 수준급 합창단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민간 합창단이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이기 때문이라고 한준구 지휘자는 설명한다.
‘음악이 좋아서’ 모였기 때문에 단원들이 연습에 빠지는 일도 거의 없다. 때문에 수준급 실력을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
“한국 대표로 뽑혔다는 게 정말 자랑스러워요.”
“다른 나라에서 열리는 큰 대회에 우리가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뿌듯합니다.”
한창 노래에 열중이던 단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한국에서 인정받아 세계대회에 참가하게 돼 합창단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중학교 2학년때부터 지금까지 4년동안 활동하고 있는 합창단의 맏언니 전미슬(우송고2)양은 “저희 합창단은 지금도 잘하지만 더 열심히 해서 우리 합창단의 이름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부진 한마디를 남겼다.
앞으로 음악을 전공할 계획이라는 메조소프라노 파트의 김초혜(청란여고1)양은 “세계 무대에서 다른 합창단과 잘 어울려 좋은 목소리로 노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같이 노래할 수 있는 시간이 소중하다”고 밝히며 합창단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합창단은 세계합창심포지엄에서 ‘목동과 양(Hoj, Hura, Hoj)’, ‘굴뚝지기의 노래(Quant j’ai o uy letabouri n)’, ‘즐겁게 노래하세(Sing, Sing, Sing)’를 비롯해 우리 가락 ‘경복궁 타령’을 노래한다.
한 지휘자는 “국내 수백개 합창단이 있지만 대전 출신 합창단이 한국을 대표할 수 있게 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세계합창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역민이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www.littlesinge 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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