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다음세대까지 함께 더불어 살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생긴다. 인구 150만명 이라는 수치는 우리의 산하가 기꺼이 포용 해 줄 수 있는 수준을 넘긴 것은 아닌가하는 것이다.
“문명 앞에 숲이 있고 문명 뒤에 사막이 남는다”라는 말이 있다. 깨끗한 물과 울창한 숲을 기반으로 성장한 이집트문명, 메소포타미아문명, 인더스문명, 황하문명과 같은 세계문명도 숲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서 문명의 꽃이 시들어 버린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잘 먹고 잘 살아가는 단맛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한없이 나무를 천대하고 자연환경을 파괴한 도시와 문명은 결국 사라진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준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과거에 비친 미래의 모습을 보았으면 한다. 오늘 단물을 먹기 위해 함부로 포클레인을 들이대는 개발은 벗어나야 할 것이다. 이는 지난해 논란이 많았던 남선공원 썰매장 문제에서도 볼 수 있다. 그곳 썰매장은 시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축내면서 멀쩡한 숲을 파괴하여 만들어졌다. 10여년 전 행정당국의 잘못된 판단으로 만들어진 썰매장이 이제는 무용지물이 되어 다시 세금 들여 걷어내야 하는 형편이다. 우리는 이곳을 또 다시 개발할 것인가하는 의문이 남는다.
예전에는 여러 명분을 세워가며 하천의 복개나 하천정비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요즘에는 썩어가는 하천들을 다시 살리겠다고 엄청난 공사비를 들여 다시 복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서울 청계천 복원사례나 최근 우리 지역의 대전천 복원문제에 대한 논란이 그러하다.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키는 모든 문제가 그렇듯이 개인이나 주체마다 자신의 입장에서 이익 또는 불이익으로 직접적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지구상의 모든 국가나 도시에서는 ‘개발과 보전’과 ‘환경과 경제’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끈임 없는 논란과 합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도 미려한 수식어를 사용하면서 친환경적이고 자연환경이 살아있는 도시로 만들어 보겠다는 결의가 대단하다. 그러나 정작 결정과정에서는 언제나 개발과 경제가우선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무조건적으로 환경과 보전을 우선하고 지키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원래 살아있는 자연환경에 대한 충분한 고민 속에서 개발과 환경의 가치를 꼼꼼히 따져보았으면 한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떡과 나물이 좋아지듯이 우리의 산하도 점점 아름다워진다. 가끔은 느림의 가치를 되새기며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의 뒷산에 올라가 도시를 내려다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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