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연구자와 임상의사들 사이에서 쌍방향으로 ‘번역’하여 연구를 하라는 의미로 기초연구자와 임상의 간에 공동연구를 촉진시키기 위하여 시작되었다. 번역의학은 또한 연구자들은 과학적인 연구 성과가 인류의 건강 발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일반인들에게 ‘번역’하여 설명해 주어야 함을 아울러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번역의학’은 현재의 우리나라 한의학에 절실히 요구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한의학에는 기초학문과 임상간의 번역뿐만 아니라 동서양의학간의 번역 또한 필요하다. 여러 기초 학문의 연구 성과를 ‘번역’하여 한의학 임상에서 적용해야 하고, 한의학 임상결과를 ‘번역’하여 기초과학 실험실에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기초과학 분야에서 한의학을 주제로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현재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한의학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경락의 실체를 ‘산알’과 ‘봉한관’ 등으로 밝히는 연구나, 침의 효과를 첨단 뇌영상장비 등으로 시각화하여 보여주는 등의 연구 외에도 다양한 전공의 기초 연구자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의학에는 번역을 해서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상대가 있는데 바로 서양의학을 전공한 의사들이다. 한의사와 의사 사이에는 ‘번역’이 필요할 만큼 의사소통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오해가 발생하고 있다. 국립의료원에 한양방중풍협진센터가 생긴다고 하는데 양쪽에서 쌍방향으로 ‘번역’ 작업을 잘하면 국민건강에 보탬이 되는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한의학을 일반 국민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잘 ‘번역’하여 설명하여야 할 것이다. 사실 우리 선조들에게는 한의학용어가 ‘번역’까지 해야 하는 어려운 용어가 아니었다. 일상생활에서 ‘기가 막힌다’라고 하여 ‘기’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있었고, 놀랐을 때 ‘간담이 서늘하다’고 표현하는 등 한의학적인 오장육부의 기본적인 생리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서양의학적인 교육만을 받은 후부터는 간-肝-Liver(한의학적인 용어와 서양의학적인 용어)를 동일한 개념으로 인식을 해 버리기 때문에 많은 오해가 발생하고 있다. 서양의학적인 진단명을 가지고 와서 한의학으로는 어떻게 치료하느냐의 질문을 받고나면 한참이나 구차하게 들릴지 모르는 장황한 설명을 해야 한다.
일반 국민들이 오해하지 않고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오장육부의 생리라든가 기본적인 동양철학 개념 등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제공되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전통 문화를 지키고 가꾸는 것이 미래의 대한민국 발전에 더욱 의미 있는 일이므로 국악, 동양화 등 음악 미술 교육 뿐만 아니라 동양철학이나 동양과학에 대해서도 학창시절에 교양과목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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