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남정민 기자 |
현재 전국 234개에 달하는 지자체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정년 앞당기기’에 따른 고충을 놓고 볼 때 흔치 않은 일임에는 틀림없다.
수십여년간의 공직생활을 정리하는 당사자로서는 정년을 앞당겨 옷을 벗는다는 게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또 법적으로 신분이 보장돼 있는 마당에 ‘후배를 위한 용퇴’라는 주변의 보이지 않는 심리적 압박감 역시 적지 않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아산시도 정년에 임박한 고위 공무원들을 정리하면서 적잖은 진통을 겪어오고 있다. 그러나 얼마 전 앞의 예와는 정반대로 모 부서 장(長)의 공로연수를 둘러싸고 듣기조차 거북한 뒷말들이 나오고 있다.
들리는 바로는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대신 자신의 인척을 승진시켜달라는 조건을 달아 인사권자를 압박했다는 것이다. 인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공직사회 특성상 그냥 지어낸 루머는 아니라는 점에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사안이다.
왜냐하면 아산시 인사 구조상 앞으로도 공로연수는 계속될 수밖에 없기에 자칫 보기 흉한 ‘조건부 버티기’의 선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자치단체장 선거를 1년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인사권자를 상대로 한 다양한 형태의 ‘옥 조이기’가 발생할 경우 인사체계를 흐트릴 수 있는 소지도 충분하다.
최근 아산시 공직협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공로연수를 떠나며 후배공직자들에게 남긴 글로 인해 한창 시끄럽다. 댓글 대부분이 작성자에 대한 반감이 짙게 서려있는 것을 보면 차라리 올리지 않느니만 못한 듯 싶다.
공로연수를 놓고 매번 터져나오는 파열음을 접할 때마다 아산시에서 떠나는 자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언제쯤 볼 수 있을지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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