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본 정치가 중에 누가 가장 최악입니까?” “이 나이가 되도록 아직 최악의 정치가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그러자 클레망소가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저 사람이 최악이다 하는 순간에 꼭 더 나쁜 사람이 나타나더군요.”
이 유머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클레망소는 "누구는 이래서 나쁘고 누구는 저래서 나쁘고" 식의 말을 구구절절 늘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의 유머는 갈수록 타락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담고 있다.
리더십에 관한 우스개가 있다. ‘멍부 똑게’다. 무슨 말인가? 멍청한 리더가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을 멍부, 똑똑한 리더가 게으른 것을 똑게라 한다. 흔히 조직을 움직이는 리더 가운데 멍부가 최악, 똑게가 최선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가운데 누구를 멍부라 부르기도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21세기형 새로운 정치지도자를 간절히 요구하고 있다. 과거의 한심하고 거칠고 무능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좀더 편하고, 부드럽고, 센스 있는 지도자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의 이론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서번트(servant)’ 기질이란 세상에 봉사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느낌과 감정을 말한다. 뛰어난 지도자란 서번트적 기질을 발휘해 자신이 먼저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면서 조직을 이끄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나는 최선을 다해 봉사하겠다. 당신들이 나를 따르는 것은 선택사항이다”라며 ‘섬기는 마음’이 모든 것을 우선하는 리더십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유산을 남긴 예수 그리스도,싯다르타,슈바이처,테레사 수녀,마하트마 간디등등의 지도자들로부터 찾을수 있는 리더십이다.
현대에 와서 이같은 리더십이 확대 응용되고 있고 작금의 우리사회는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 리더십이 어느때보다 필요하다 하겠다.
서번트 리더십은 부하 직원이나 종업원을 부림의 대상인 아랫사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섬김의 대상으로 삼도록 하고 있다.
과거 상식으로는 리더라면 나폴레옹처럼 “나를 따르라”고 외치는 영웅형이 표준 인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성공한 조직의 리더들을 분석한 결과 서번트 리더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서번트리더십은 책임과 권한보다는 가치와 사랑에 바탕을 두고 무조건적인 명령보다 신뢰와 믿음으로 구성원들이 소신껏 일할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최우선 행동지침으로 제시하고 있다. 기업이나 조직을 이끌어가는 관리자는 올바른 가치관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익보다 대의를 추구하며 작은일에 성실하고 늘 겸손하는 여유가 필요하다.
서번트 리더십은 한 집단의 수장으로서 갖춰야할 덕목이기도 하지만 우리 개개인에 있어서도 자신의 인생을 아우르는 삶의 원칙적 가치관으로 삼아도 좋을 듯 싶다. 이 책 내용대로 실행하는 사람이 많으면 그 조직이나 사회의 행복지수는 높아질 것이다. 남을 위한 좋은 물건과 서비스가 많이 창조될 테니 말이다.
어쩌면 이 책을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사람은 정치인이 아닐까. 국민이 뭘 바라는지를 깨달아 그에 맞게 정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론 ‘똑게’보다 서번트 리더가 최선의 리더로 인식되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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