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도 계층간 양극화 ‘뚜렷’

5월 적금잔액 18조, 4년4개월來 최저
중도해약 속출… 고금리 상품엔 뭉칫돈


서민의 목돈마련 수단인 각종 적금의 잔액이 계속 감소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자금여유가 있는 계층의 재테크 수단인 고금리 정기예금의 잔액은 계속 증가하는 등 저축 행태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말 현재 예금은행의 정기적금 잔액(말잔 기준)은 18조8201억원을 나타내 지난 2001년 1월의 17조5866억원 이후 4년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민들의 대표적 목돈마련 수단인 정기적금의 잔액은 2001년말 19조4679억원, 2002년말 19조9997억원, 2003년말 20조1734억원 등으로 소폭이나마 증가추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경기불황과 함께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지난해말 19조5894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올들어 4월말에는 18조9407억원으로 줄어든데 이어 이어 5월에는 다시 1천억원 이상이 감소했다.

정기적금 잔액의 감소는 저금리의 영향으로 신규 적금가입자가 자취를 감춘 탓도 있지만 기존 적금의 중도해약도 원인으로 여겨진다.

상호부금 역시 2001년말에는 잔액이 17조505억원에 달했으나 작년말에는 14조원대로 떨어진데 이어 올해 5월말 현재는 13조2천648억원으로 2000년 8월(13조801억원) 이후 근 5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위한 주택부금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난해까지 8조원대의 잔액을 나타냈으나 올들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면서 5월말 현재 잔액이 7조8608억원에 그쳐 2002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8조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의 저축 잔고는 계속 감소하는 반면 고금리 특판상품 위주의 정기예금과 수시입출식 저축예금의 잔고는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5월말 현재 275조1203억원으로 작년말보다 6조1722억원이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여유자금이 있는 계층은 이 돈을 고금리 상품에 운용하는데 비해 저소득층은 적금의 신규가입에 엄두를 못내고 기존 적금을 유지하기 힘든 상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