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거긴 계룡산이 아니라고?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기고] 거긴 계룡산이 아니라고?

  • 승인 2005-07-12 00:00
  • 이길구 계룡문화연구소장이길구 계룡문화연구소장
이젠 호남고속철도 오송 분기 노선의 계룡산 훼손 여부가 논란이다. 시민단체들은 이 노선에 대해 계룡산의 언저리를 통과하는 만큼 계룡산이라는 입장이고, 건설교통부와 국토연구원은 계룡산 국립공원을 통과하지 않으니 계룡산 관통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오랜 시간을 계룡산을 연구해온 한사람으로서, 오송 분기 노선이 계룡산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건교부가 제시한 오송분기점 노선을 한번 살펴보자. 이 노선은 오송을 출발 연기군을 거쳐, 공주반포 도남리~공주반포 마암리~공주계룡 내흥리~공주계룡 구왕리~공주계룡 봉명리로 이어진다. 계룡산의 중심점인 천황봉, 쌀개봉 능선에서 볼 때 서북쪽이다. 여기서 계룡산과 연결되는 부분이 공주반포 마암, 계룡 내흥, 구왕리 부분이다. 쉽게 말해 대전에서 공주 쪽으로 가다보면 공주대교에 못 미쳐 청벽이라는 곳에서 갑사 쪽으로 이어지는 길 오른편 구릉일대로 보면 정확하다. 계룡산 국립공원 끝 경계에서 가까운 곳은 수 백 미터에서 먼 쪽은 1000여 m 떨어져 있다. 건교부의 주장처럼 이곳은 계룡산국립공원 지역은 아니다. 그럼 이곳을 계룡산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필자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이유는 이렇다.

우선 이곳은 산 아래 부분이 아닌 중턱, 즉 6부 능선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계룡산 일대를 봉우리를 연결해보면 간맥(幹脈)과 지맥(枝脈)으로 나눌 수 있는데 산의 정상인 천황봉에서 시작한 간맥은 쌀개봉~관음봉~삼불봉~수정봉을 지나 구재(상신리 상봉)를 거쳐 국사봉(마티고개 윗봉우리)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오송 노선은 불행히도 국사봉 아래를 거쳐 갑사 인근지역으로 지난다.

산의 형상을 말하면서 제일 큰 것은 맥(脈)이요, 그 다음이 산(山)이며, 작은 부분이 봉(峯)이다. 이어진 한 산등성이를 놓고 동일한 산이 아니라고는 볼 수 없다. 다만 국립공원에 속하느냐, 아니냐는 또 다른 별개의 문제이다. 건교부도 이곳 일대를 설계하면서 대부분을 터널로 계획한 것을 보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 해준다. 좀더 자세히 말하면 계룡산과 이어진 부분은 대부분이 터널공사로 계획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이 계룡산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고속철도가 계룡산을 통과하느냐, 않느냐는 그렇게 중요치 않다. 따라서 고속철도 노선이 국립공원지역이냐, 아니냐하는 문제도 같은 맥락으로 생각할 수 있다. 문제는 고속철이 지나면서 얼마나 산림을 훼손(환경파괴)하느냐와 차선책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우리한번 설계된 계획대로 고속철도가 완공됐다고 보자. 계룡산일대는 그야말로 쑥대밭(?)이 될 것이다. 가뜩이나 환경파괴로 시름하고 있는 계룡산은 이 철도 건설로 완전히 녹다운(?) 될 것이다. 더구나 이곳은 계룡산과 금강이 만나는 곳이다. 풍수지리상으로 보면 산과 강이 만나는 곳이 제일 좋은 명당 터다. 하물며 ‘충청인의 가슴’인 계룡산과 ‘충청인의 젖줄’인 금강이 만나는 곳의 자연을 파괴하면서 흉물이 지나간다면 충청인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다.

흔히 우리가 계룡산을 말할 때 명산(名山)이라는 말보다 영산(靈山)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이는 계룡산의 산세가 다른 산에서 볼 수 없는 오묘한 멋과 신령스러운 기운이 있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필자는 더 이상 계룡산이 우리 충청인에게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다만 우리 충청인들이 그토록 좋아하고, 사랑하는 안식처인 계룡산을 빼앗기고 싶지 않을 뿐이다. ‘배달민족의 영산’ 계룡산. 이 산을 지키는 것은 다름 아닌 충청인들 몫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