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에세이] 북핵, 6자회담이 능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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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에세이] 북핵, 6자회담이 능사인가

  • 승인 2005-07-12 00:00
  • 박광기 대전대 교수·정치학박광기 대전대 교수·정치학
13개월이나 끌어오던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4차 6자회담이 오는 27일경 베이징에서 개최된다고 한다. 이번 4차 6자회담의 재개는 미국과 북한의 입장 차이 때문에 회담이 결렬된 이후 양국간에 어느 정도의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가능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한 작용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되어진다.

그러나 이번 회담을 통해서 북한 핵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회담의 재개를 두고 13개월이나 끌어오던 북한이 이번 회담에 다시 나서는 것에 대하여 북한의 입장은 미국이 북한을 주권국가라는 것을 인정하고 침공 의사가 없으며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쌍무회담을 할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면서, 미국의 이런 입장 표시를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 철회로 이해하고 6자회담에 나가기로 했다고 밝힌 의미를 파악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북한이 표명하고 있는 것처럼, 북한은 이번 4차 6자회담을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회담으로 간주하지 않고, 단순히 6자회담을 통해서 미국과의 쌍무회담을 이끌어 내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된다. 이것은 북한이 핵문제를 통해서 북한이 처해 있는 국내·외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삼아왔던 과거의 전례를 볼 때, 이번 6자회담에 응하면서 북한이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모든 카드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북한 핵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북한이 처한 국제 정치적 어려움을 해결하려는 의도로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4차 6자회담에 응하는 북한의 입장이 이러한 배경을 두고 있다고 한다면, 이번 회담에서도 과거 3차에 걸쳐 진행된 회담과 같이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북한은 이번 회담을 통해서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보다는 아마도 미국의 북한에 대한 입장과 원칙에 대하여 제동을 걸면서 미국과 북한간의 불가침 협정을 먼저 체결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과 주장을 되풀이 할 것이며, 이에 따라서 회담의 진전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아울러 6자회담에 참가하는 중국, 그리고 일본과 러시아의 경우를 보더라도 북한 핵문제의 해결이 동북아시아 안보환경에 중요한 변수임에는 틀림없지만, 북한 핵문제의 해결에 앞서서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선행 조건들의 해결을 먼저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의 입장에서 보면 동북아시아에서 격상되고 있는 일본의 역할에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미국과의 정책 공조를 유지할 것이지만, 일본인 납치문제 등과 같은 북한과 일본과의 미해결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러시아의 경우 역시 6자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과 비교하여 걸맞는 러시아의 역할을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

이번 4차 6자회담이 13개월만에 다시 열린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크게 부여할 수 있겠지만, 실질적인 회담의 성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으며, 과연 6자회담만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그리고 유일한 방안인가에 대해서 다시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번 6자회담이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말처럼 “이제 시작일 뿐”이라면, 과연 언제쯤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북한 핵문제의 당사자는 사실상 한국과 북한이라는 점에서 보면 6자회담을 통한 해결 과정이 유일한 방법일 수밖에 없는 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이 과연 최선의 방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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