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소외이웃과 20년 ‘사랑의 대화’

[NGO] 소외이웃과 20년 ‘사랑의 대화’

17. 대전 생명의전화

  • 승인 2005-07-12 00:00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1985년 개통 후 지역사회 고민 들어줘
상담원 선정절차 엄격 전문가역할 한몫
최근 사이버상담소 개설 청소년층 호응



호주의 알렌 워커 목사에 의해 지난 1963년 역사적인 개통을 하며
탄생한 생명의전화는 ‘천하보다 귀한 생명’의 가치를 재발견한 역사적인 활동으로, 시드니에서 출발해 국제적인 운동으로 확산돼 갔다.

생명의전화는 전 세계 도시사회의 거울로서 도시의 비인간화를 인간화되게 회복하려는 시민운동이었으며 그리스도의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과 맥을 같이했다. 이는 지역 주민이 이웃의 문제를 가장 실제적인 응답으로 도와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생명의전화가 태동하게 된 것은 한국생명의전화 초대 원장인 이영민 목사가 독일에서 전화 상담 사업을 발견하고 ‘아가페의 집’을 구상하면서부터다.

대전생명의전화는 지난 1984년 전화복음회(현재 KT충남연합신우회)의 ‘생명의 소리’(3분 설교 방송)사업과 대전기독교직장선교연합회(금융인 선교회 등 5개 연합회), 대전기독교연합회, 대전YMCA 등이 연합해 시민회관 소강당에서 창립대회를 개최했다.

이듬해인 85년 6월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대전생명의전화 개통식 및 기념음악회를 가졌으며 최초의 사무실은 동구 정동에 있는 YMCA 회관 3층에 마련됐다. 이후 생명의 전화는 20년을 한결같이, 선한 청지기의 역할을 자처하며 남에 대한 배려, 사람에 대한 사랑을 일깨워 왔다.

최응현 대전생명의전화 상담소장은 생명의전화의 역할에 대해 “폭력은 집단화 돼가고 몇 명의 봉사자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도, 경찰도, 교회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 있는 개개인의 고달픈 삶을 경청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현대인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이 경청의 역할을 누구도 대신해 주고 있지 않으며, 경청의 역할을 떠나서는 생명의전화는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상담원들은 도움을 청하는 이웃들이 이야기하는 가난과 불화, 투병, 불안, 고통과 위기 이면에 깔려 있는 단절과 외로움의 부르짖음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이들은 이렇게 단절된 한 사람을 자신으로, 가정으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고, 긍정적이고 건강한 사회인이 되도록 돕고 있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것과 나눠주는 삶을 갖게 만드는 것, 특히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주면서 들어주고,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를 풀도록 도와 주는게 중요하다.

최 소장은 “상담원들의 가장 좋은 상담 방법이 지지와 격려, 그리고 결정을 내리는데 용기를 북돋워주는 것”이라며 “20년 동안 1000여명의 상담원들에게 의뢰인이 아픈 마음을 극복해갈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을 가르쳤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생명의전화는 지난 4일 오페라웨딩홀에서 생명의전화 홍보대사인 탤런트 정애리씨의 사회로 창립 2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고 숨은 봉사인들을 시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장장 2110시간 동안 최장기간 상담봉사를 한 상담원 최영일씨를 비롯해 20년을 한결같이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이웃에게 나누는 삶을 살아온 김용혁씨 등 7명의 대전생명의전화 1기 상담원들이 공로패를 수상했다.

대전생명의전화 상담원이 되기 위해서는 50시간의 기본 교육외에 6개월에 걸친 모니터링과 실습, 사례연구 등이 필요하다. 근 1년이 소요되는 셈이다. 아무런 보수도 없이 자기 시간과 돈을 들여 아낌없이 남을 위해 투자하는 상담원들의 더불어 사는 삶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요즘 들어서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층들은 전화상담(1588-9191)보다 안동환 사이버상담팀장이 운영하는 사이버 상담(www. lifeline.org)을 선호하는 추세다. 18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조를 짜서 하루 3시간 반씩 교대로 상담을 해주기 때문에 365일 내내 남녀노소 누구나 생명의전화를 이용할 수 있다. 상담원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친절하고 포근하게 상담에 응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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