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이 무과에 급제한 때는 4년 후인 32살이었다. 이순신 장군에 대한 숱한 역사적 기록이 남아있음에도 첫 무과시험 낙방 후 4년동안 그의 행적에 대한 기록은 그 어디에도 없다. ‘천군’은 이순신 장군의 사라진 4년, ‘청년 이순신’에 초점을 맞춰 3년동안 총 80억원을 투자한 초대형 블록버스터다.
남북공동으로 개발한 핵무기 비격진천뢰가 미국측에 양도되기로 결정된다. 이에 불만을 품은 북한장교 강민길(김승우)은 핵물리학자 김수연(공효진)을 납치, 비격진천뢰를 빼내 탈출한다. 그때 433년 만에 지구를 지나는 혜성이 한반도 상공을 통과한다. 강민길 일행과 그를 뒤쫓던 남한장교 박정우(황정민) 일행은 압록강에서 대치하다 갑작스런 회오리 돌풍과 함께 사라진다.
돌풍이 사라진 후 그들 앞에 펼쳐진 것은 여진족들의 도끼와 화살이 허공을 가르는 무자비한 살육의 현장이다. 하지만 최첨단 무기의 위력에 놀란 여진족은 물러가고 일행은 동굴로 숨어든다.
그날 밤, 동굴로 잠입해 무기들을 훔쳐가는 괴사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이순신(박중훈). 그들이 만난 이순신은 그 해 무과에 응시했다 낙방한 채 허랑방탕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사이 저잣 거리엔 조정이 버린 양민들을 구하러 천군이 내려왔다고 소문이 퍼진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1572년 조선 변방마을이었던 것이다.
여진족과의 전투에서 핵무기 비격진천뢰를 분실한 북측 군인들은 이를 찾아 나선다. 한편 이순신을 동경했던 박정우는 한량에 가까운 그의 모습에 실망한다. 무과에 급제시켜주겠다며 이순신을 훈련시키려 하지만 그는 무과시험을 다시 보지 않겠다며 버틴다.
그 와중에 이순신이 아끼던 마을 소녀가 여진족에게 죽임을 당하고 그 사건을 계기로 이순신의 영웅적인 면모가 서서히 드러난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인 여진족과의 격전은 명량해전을 떠올리게 하는 전략적인 전투이며 죽기를 각오한 이순신과 남북한 군인들의 비장한 전투이다. 이순신의 전술과 21세기 군대의 병기가 만난 이 장면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인 상상력과 역사의식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며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스펙터클하고 역동적인 전투신으로 기억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