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바다 속 불타는 얼음: 가스 하이드레이트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사이언스칼럼]바다 속 불타는 얼음: 가스 하이드레이트

  • 승인 2005-07-05 00:00
  • 이영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영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영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해저자연연구부 선임연구원

지구과학 분야에서 최근에 일어난 가장 획기적인 사건중의 하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특히 바다 속 해저 퇴적층에서 불에 타는 얼음을 발견한 것이다. 이 얼음은 메탄가스와 물이 함께 얼어 있는 형태로 300~500m 수심보다 깊은 바다의 해저 퇴적물에서 흔히 발견된다는 점에서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얼음은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라고 한다. 이것은 천연가스가 저온 고압 조건하에서 물 분자와 결합하여 형성된 고체상태의 결정으로 물 분자의 내부에는 메탄가스가 안정화 되어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라서 메탄가스 하이드레이트라고도 한다. 천연가스 하이드레이트는 1980년대에 시베리아 동토지역에서 최초로 발견되었고 해저 퇴적층에서는 주로 심해시추 또는 해저면의 천부 퇴적물 코어링을 통해서 현재까지 전 세계 77개 지역에서 부존이 확인되었고 약 23개 지역에서 시료가 채취되었다.

메탄가스 하이드레이트는 1cc가 해리되면 약 172cc의 메탄가스와 0.8 cc의 물이 생겨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높은 청정 에너지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에 가스 하이드레이트 내에 매장된 메탄가스의 양은 약 10조t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어 기존의 석유 및 가스의 2배에 해당하는 새로운 에너지 자원으로 기대되고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인류의 미래에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써 밝은 미래를 약속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류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즉, 메탄은 현재 인류가 가장 두려워하는 온실 가스인 이산화탄소보다 20배 강력한 온실가스 효과를 갖는 가스로 동토 지역 혹은 해저 퇴적물에 분포하는 방대한 양의 메탄가스 하이드레이트가 갑자기 해리되어 지구의 기후 변화를 야기했다는 이론이 여러 학자들에 의해서 주장되어 왔다.

또한 깊은 바다의 천부 퇴적층에 분포하는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해리되어 해저사면이 붕괴되고 연안에 설치된 인공 구조물을 파괴시키는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갖는 이런 양면적인 중요성 때문에 가스 하이드레이트에 대한 연구 개발은 인류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양면성이 있지만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메탄가스를 대기중에 누출시키지 않고 연소시키면 물과 이산화탄소가 되고,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내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휘발유 연소보다 0.7배로 적은 이점이 있다.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가스하이드레이트를 뽑아내는 만큼 해저에 매립한다면 환경오염과 온실효과를 줄일 수 있다는 희망도 있다.

따라서 전 세계 과학 선진국들은 앞을 다투어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연구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미국과 일본은 2015년 천연가스 하이드레이트의 상업적 생산을 목표로 국가 차원의 연구 개발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독일, 캐나다, 영국 같은 서방 선진국뿐만이 아니라 중국, 대만, 인도와 우크라이나도 가스 하이드레이트 연구 개발을 매우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부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중심으로 연구를 시작하였으며 2000년부터는 한국 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와 협력하여 국내 해역에서 가스 하이드레이트 연구를 시작하여 2004년까지 광역 탐사를 수행하였으며 올해부터 2015년 까지 본격적인 탐사 및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새롭게 시작하는 우리나라의 가스 하이드레이트 탐사 및 개발 사업은 국내 관련 전문가가 모두 참여하는 국가적인 차원의 대규모 사업으로 역사적인 사명감을 갖고 막대한 미래 에너지 자원개발, 인류와 지구환경 보전이라는 중차대한 임무를 우리 연구진 모두가 이루어 내기를 기대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결국 '결별'…대전 둔산2지구 통합 재건축 추진준비위 두 곳 출범
  2. 세종 집값 1년 9개월만 최대 상승폭 기록… 대전 풍선효과 수혜 볼까
  3. 한국행정학회, '세종시=행정수도' 지위 확보 방안 찾는다
  4. 세종 교사노조-시의회, 교육 환경 개선 나선다
  5. 종촌종합복지관, 웃음과 나눔이 함께한 '웃기는 경매' 개최
  1. 한국중부발전 세종본부, 저소득 아동에 문화상품권 기부
  2. 30살 맞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평등과 자치 한길"
  3. 황웅환, 세종YMCA 제7대 이사장 취임
  4. 대전 서구, 장애인 평생학습 활성화 위한 협약 체결
  5. 천안시장 권한대행 김석필 부시장, “행정 공백 최소화 집중”

헤드라인 뉴스


충청권광역철도 1단계 사업 정상궤도 진입 가능할까

충청권광역철도 1단계 사업 정상궤도 진입 가능할까

수년째 출발선에 서지 못하고 있는 충청권광역철도 1단계(신탄진~계룡)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사비 증가로 사업이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정부가 협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24일 대전시와 국가철도공단 등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은 충청권광역철도 1단계 사업과 관련해 후속 공정을 추가한 총사업비를 두고 기재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은 당초 2023년 말 착공 예정이었으나, 지장물 이설 공사비 증가에 설계적정성 검토를 다시 받으면서 사업 기간이 늘어졌다. 여기에 최근에 신규..

세종 집값 1년 9개월만 최대 상승폭 기록… 대전 풍선효과 수혜 볼까
세종 집값 1년 9개월만 최대 상승폭 기록… 대전 풍선효과 수혜 볼까

대통령실 이전 기대감에 세종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1년 5개월여 동안 30~40%가량 하락했던 세종시 집값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이전 수준까지 회복할지 주목된다. 여기에 세종시와 인접한 대전 등 지역이 '풍선효과' 수혜를 받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2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5년 4월 셋째 주(21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매매가격은 0.23% 상승해 전주(0.04%) 대비 무려 6배 가까운 급등세를 보였다. 2023년 11월 20일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세종 집값은 지난주 70주..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 국보 지정… 28년 만에 괘불 국보 추가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 국보 지정… 28년 만에 괘불 국보 추가

우리나라 괘불도 양식의 시초로 평가받는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가 국보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조선 후기 불화인 '부여 무량사 미륵불 괘불도'를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지정했다고 24일 밝혔다. '괘불도(掛佛圖)'는 사찰에서 야외 의식을 할 때 거는 대형 불화로, 조선 후기부터 본격적으로 제작됐다. 현재 전국에 약 120여 점이 전하며, 이 가운데 국보 7점, 보물 55점이 포함돼 있다. 이번 국보 지정은 1997년 7점의 괘불이 동시에 지정된 이후 약 30년 만이다. 국가유산청은 "화기(畵記) 등 기록을 통해 제작자와 제작..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유류세 인하 폭 축소에 5월부터 기름값 오름세 유류세 인하 폭 축소에 5월부터 기름값 오름세

  • ‘프란치스코 교황이 탑승했던 카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탑승했던 카트입니다’

  • 옷가게는 벌써 여름준비 옷가게는 벌써 여름준비

  • 책 읽기에 빠진 어린이들 책 읽기에 빠진 어린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