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아침]땅값 잔치, 결국 국민의 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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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땅값 잔치, 결국 국민의 짐이다

  • 승인 2005-07-04 00:52
  • 이건영 중부대 총장이건영 중부대 총장
땅값이 뛰고 아파트값이 뛴다. 수도권과 충청도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불길이 이제는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공시지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의 땅값이 2000조원을 넘어섰다. 전문가의 추산에 의하면, 지난 2년 사이 땅값이 500조원, 아파트값이 200조원 올랐다고 한다. 지난해의 우리나라 GDP가 778조였다. 그렇다면, 온 국민이 일년간 땀 흘려 창출한 부가가치와 비슷한 규모의 불로소득이 2년 사이 우리 사회에 흘러넘친 것이다.

땅값이나 집값의 상승도 부가가치의 창출이 될 수 있으나, 불로소득일 경우 경제적으로 미치는 해악이 크다. 특히 땅의 소유는 과점현상이 심하기 때문에 땅값상승으로 인한 불로소득은 고스란히 소수의 땅부자들에게 돌아가게 마련이다.

수요가 증가하는 고성장 시대라면 아파트나 공장수요 등이 늘고, 반면 토지공급은 제한되어서 값이 오를 것이다. 그런데 경제가 바닥을 기고 있는 요즘, 시장바닥에도 냉기가 돈다는데, 왜 땅값, 아파트값만 오르나?

가장 심한 곳은 강남과 수도권 주변, 그리고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추진되는 충청도 일원이다. 여기에 땅값, 집값 잡는다고 토지규제, 세금 등을 얼기설기 묶어 놓았다. 1980년대 말의 광풍을 연상케 한다.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충청도지역은 작년 한 해 공시지가 기준으로 38조원이 올랐다. 그래서 주민들은 싱글벙글이고 기대치도 높아졌다. 당초 3조 예정되었던 행정도시의 보상비는 아마 서너 배는 더 소요될 것이다. 토지보상에는 개발이익을 배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정치적인 배경으로 결정된 것이므로 정치적인 배려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갈팡질팡하고 있지만, 불길이 잡힐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왜냐면 방화범이 바로 정부이기 때문이다.

한때 정치적인 연유로 모든 부동산정책이 ‘강남때리기’로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재건축을 억제하고 부유세를 신설하였다. 이것이 공급기피 현상을 가져왔다. 게다가 규제완화라는 이름으로 토지공개념을 무너뜨리고, 전국 곳곳에 균형개발이란 이름 아래 나온 쏟아져 나온 청사진들이 너무나 현란하다. 행정도시(후에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바뀌었지만)는 물론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J 프로젝트, S 프로젝트, 기업도시, 첨단도시, 국제자유지역, 고속철도 역세권 등등. 위원회마다 그림그리듯 개발계획을 만들어 놓았다.

뿐인가, 170여개에 이르는 공공기관을 전국에 배분하고, 이를 중심으로 지역혁신도시를 시도마다 만든다고 한다. 지금 정부는 북 치고 장구 치며 부동산시장의 불을 지피고 있는 것이다. 판교가 문제가 되니까 이제는 공영개발을 한다고 한다(제발 공영개발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고나 떠들었으면 싶다). 국민들은 지금 실상과 허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투기자본은 그 틈새로 기어든다.

전국의 개발수요는 경제규모나 성장속도에 따라 정해진다.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비중은 국민경제의 15% 내외이며, 주택산업은 매년 50만호 정도를 공급하여 왔다. 꿈을 꾸어도 적당한 범위를 넘을 수 없으며, 그럴 경우 엄청난 부작용이 따른다.

정부는 빈부격차를 줄이겠다고 공언하였지만, 빈부격차의 원인은 근로소득보다 자산소득에 있음을 너무 간과한 것 같다.

참여정부의 정책이 춤추는 만큼, 전국의 땅값도 춤을 춘다. 그런데 박자가 거꾸로 인 것이다. 그러나 이로 인하여 생기는 부동산거품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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