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의 아픔 서로 보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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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의 아픔 서로 보듬어

‘아침뜰’서 입양인-미혼모의 만남

  • 승인 2005-07-04 00:39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같은처지’의 대면 눈물 바다
“이해 합니다” 출산용품 선물


“우리를 입양보낼 수밖에 없었던 부모님들의 심정을 이해합니다.”
2일 오후 2시 대전시 중구 문화동 홀트아동복지회 충청사무소(소장 정맹진) 부속 미혼모 숙박시설 ‘아침뜰’을 찾아온 미국 입양인 26명과 미혼모 10명은 서로 묻고 대답하다 감정이 북받쳐오르자 너나 할 것 없이 울음을 터뜨렸다.

18살 제니퍼양부터 50세 로우씨까지 회사원, 교사, 학생, 플래너, 사회사업가, 영상제작가 , 카운슬러 등 다양한 연령과 직업층의 이들은 친부모를 만나고 싶어 한국에 왔지만 홀트복지회의 연락을 받은 부모들은 미안한 마음과 두려움, 현재 가족에 대한 마음 등 복잡한 심정으로 대부분 만남을 포기했다.

지난달 27일 입국해 서울에서 지내던 입양인들은 이날 자신들의 친어머니와 마찬가지 상황에 처한 미혼모들을 방문하기 위해 아침뜰을 찾은 것.

이들은 “미안하다”는 말과 “입양 보내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 아기를 사랑해 달라”는 말 등이 영어와 한국어로 번갈아 통역되자 하나 둘씩 부둥켜 안고 울기 시작했다.

뉴저지에서 온 미아씨(20)는 “내가 두 살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나를 할머니께 맡겼는데 할아버지마저 돌아가시자 입양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며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어머니에게 연락했지만 만나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어머니의 상황을 이해하기 때문에 전혀 원망하지 않고 단한번이라고 보고 싶을 뿐”이라며 “어머니를 만나면 꼭 끌어안고 그저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30여분 동안 눈물의 대화를 나눈 입양인들은 미혼모들에게 인형과 목욕용품, 출산 용품 등의 선물을 전달했다.
한편 홀트아동복지회 대전후원회 배영자 회장(62)과 김태영씨, 이윤정씨 등 10명의 후원회원들은 이들 입양인들을 두세명씩 월평동, 내동, 노은동, 둔산동 등 자신의 집으로 초청, 한국가정생활을 체험토록 하는 ‘홈스테이’를 통해 이들이 편안하게 쉬며 모국의 가정을 느끼고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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