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행정인가” 비난

충남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변경내용 ‘늑장홍보’

‘수급자 부양의무 기준 완화’등 세부지침 주민 ‘깜깜’


7월 1일자로 개정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시행됐으나 충남도가 뒤늦게 관련 지침 및 홍보 자료를 배포하는 등 ‘늑장행정’을 펼쳐 주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기초생활수급자 부양 기준 및 보장시설생활 수급자 범위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법률로 지난 3월 임시 국회에서 개정, 1일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이 법률에 따르면 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 부양의무대상을 기존 형제자매, 사위 등 2촌 이내에서 아들, 딸 및 배우자 등 1촌 이내 혈족으로 축소하고, 가정 위탁아동 부양의무자 범위도 일반 수급자에서 보장시설 생활자까지 확대된다.

따라서 도는 적어도 법률 시행 최소 3∼4일 전 주민들에게 법률 세부 지침 및 내용을 알리고 혼란을 최소화했어야 했지만, 시행 하루 전까지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 ‘바뀐 지침을 알려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따라 뒤늦게 보도 자료를 배포, 주민들로부터 ‘늑장 행정’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게다가 도의 이같은 행정은 변경된 정부 시책에 대해 해당 분야를 인터넷과 언론을 통해 공개한 서울 등 타 시·도와 확연히 비교 돼 주민들의 불만을 더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달 27일 16쪽 분량의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시책 및 제도’라는 시정 자료를 통해 사회복지, 행정·시민서비스 등 이달부터 변경되는 4개 분야 16개 시책에 대한 세부 지침을 주민들에게 알렸다.

대구시도 같은날 ‘의료보장범위확대 시범사업’ 공지를 통해 이달부터 확대되는 의료보장 범위를 담은 안내문을 시 홈페이지 및 언론 보도를 통해 주민들에게 공개했다.

하지만 도는 “이미 공무원들이 알고 있는 사항이라 추가적인 보도 자료를 만들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여 주민들을 고려치 않은 공무원들의 ‘편의적 행정’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천안의 박모(64·신당동)씨는 “주민들이 내부적인 행정 정보를 어디서 접하겠느냐”면서 “내가 해당이 되는지 안 되는지 관공서가 앞서서 알려줘야 할 것 아니냐”고 당국을 비난했다.

도 관계자는 “개정된 법률안에 대해 이미 지난 4·5월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시·군에 지침을 수차례 내려보냈기 때문에 추가적인 자료는 만들지 않았다”며 “오는 20일 개정된 법률안에 따른 생활 급여 지급은 차질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