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피의자 인권엔 무신경?

구속영장신청 32% 기각 … 영장 남발 지적

대전지역 5개 경찰서에서 각종 사건의 피의자에 대해 신청된 구속영장 3건 가운데 1건은 검사 또는 판사로부터 기각돼 피의자 인권보호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30일 충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5월말 현재 대전권 5개 경찰서에서 신청한 구속영장은 1089건으로 이 가운데 32%인 349건이 검사로부터 불청구되거나 판사로부터 기각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신청건수 1301건과 비교할 때 16.3%(212건)가 줄고, 기각율도 35.9%(467건)에 비해 3.9%포인트 감소한 것이지만 영장남발이 여전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북부서의 경우 영장기각률(검사 불청구 포함)이 무려 56.6%(426건 중 241건)에 달해 절반을 넘어섰으며 ▲둔산서 20.9%(235건 중 49건) ▲서부서 20.3%(138건 중 28건) ▲북부서 16.7%(96건 중 16건) ▲중부서 7.7%(194건 중 15건)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법원은 불구속 재판 원칙의강화방침에 따라 형사소송법상 구속사유(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 등)를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실제 대전지법은 올 들어 5월말 현재 118건의 구속영장을 기각했으며 이는 전체의 10.8%를 차지, 지난해의 6.0%(78건)에 비해 4.8%포인트가 증가했다.

반면 경찰의 영장신청에 대한 검사의 영장 불청구는 21.2%(231건)로 전년 29.9%(389건)에 비해 오히려 감소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법원이 구속영장 발부를 엄격히 적용해 경찰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피의자 인권을 중시하는 수사 환경변화에 맞도록 기각률을 낮춰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