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감]고유가, 에너지 절약이 살길이다

  • 오피니언
  • 세상읽기

[데스크시감]고유가, 에너지 절약이 살길이다

  • 승인 2005-07-01 00:00
  • 김형중 경제부국장김형중 경제부국장
▲ 김형중 경제부국장
▲ 김형중 경제부국장
국제유가가 또다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고유가 충격은 한국은 물론 세계가 휘청거리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어 걱정이다. 며칠 전 국제원유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다. 또한 한국이 80%이상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54달러를 넘보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 주요 증시가 일제히 내림세를 보이며 요동을 쳤다. 외신은 일본 경제가 고유가에 발목이 잡혀 회복세에서 비틀거리기 시작했다는 어두운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전세계가 비상사태다.

최근의 유가 급등세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기본적으로 중국과 인도의 고성장에 따른 수요증대로 세계적인 원유 수급이 불안한데서 출발한다. 최근 석유수출국 기구(OPEC) 2위 산유국인 이란에서 보수 강경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돼 핵 개발 지속을 선언한데 영향을 받은 것도 요인중 하나다. 또한 미국내 3개 원유정제시설의 가동차질과 재고 감소, 주요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의 정정 불안, 투기자금의 가속화 등도 가격 상승에 한몫을 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유가가 상승하면 여러 가지 경제적인 악재가 작용한다. 우선 수출경쟁력이 떨어져 무역수지 악화와 내수 위축으로 이어지고 저성장을 초래하며 물가를 오르게 한다. 고유가는 또한 실물경제 전반에 비용 상승을 가져와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에 빠져있는 국내경제의 흐름을 저해할 우려가 높다. 국내 평균 배럴당 도입단가는 불과 2년 전 26.8달러에서 지난해 33.6달러로 뛴데 이어 올해는 43.7달러에서 현재 54달러로 치솟았으니 20달러이상 올랐다. 연간 8억배럴을 소비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100억달러 이상 부담이 작년보다 추가된다. 정부는 올해 두바이유 평균도입단가를 배럴당 35달러로 예상하고 경제운용계획을 작성해 운용계획의 전면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게다가 통상 연평균 원유가격이 전년대비 5%포인트 오르면 경제성장률은 0.2% 포인트 둔화된다. 소비자 물가지수는 0.2~0.4% 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또한 원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르면 연간 80억달러의 무역수지 악화 요인이 생긴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같은 고유가 행진이 언제까지 진행될 것인가이다. 일부에서는 현재의 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근 수년간 산유국의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가 부진한데 비해 석유수요는 대폭 증가해 앞으로 2년 이후에나 유가가 하향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유가 100달러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비관적인 경고마저 나오고 있다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주말판을 통해 이번 상승세는 일단 WTI가 65달러에 안착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번 고유가 현상은 최근 수년간 추세와는 달리 수급불안을 기본으로 하는 만큼 돈을 주고도 원유를 구입하지 못하는 최악의 사태로까지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가고공행진이 전 세계 경제를 뒤 흔들자 정부는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뚜렷한 대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지금은 우리나라가 에너지 최빈국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우쳐야 할 시기다. 정부는 언제 불어 닥칠지 모를 최악의 사태에 대비, 지금부터라도 대중동 외교를 재점검하고 단계별 비상대책을 보강하는 등 만반의 대책을 서두르는 유비무환의 자세를 보다 적극적으로 가져야 한다. 또한 고유가시대에 걸맞은 에너지 절감에 대한 경각심을 국민들에게 불어 넣어 조금이라도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국민을 계몽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 그래야만 이 위기를 넘길 수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3.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4.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5.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5.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