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근본 원인이 과다한 의료비 지출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지금 의료시장을 개방하여 시장논리에 따라 의료산업화를 하자는 논의가 공론화 단계에 이르고 있는 듯하다.
그러면 의료시장을 개방하면 어떻게 될까?
예상되는 수많은 변화 중에서 단 한가지만 예를 들어보자. 지금도 어느 대형병원은 하루 입원료가 170만원 안팎에 달하는 50여평의 특급 병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 병실은 가족을 위한 별도의 공간은 물론 인터넷이 설치되어 있고 경험 많은 간호사가 상시 배치되는 등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많이 가진 부자들은 이와 같이 호텔같은 입원실에서 귀족같은 치료를 받을 것이고, 일반 대다수 서민은 건강보험으로 별 볼일 없는 병원에서 최소한의 치료만 받을 수밖에 없도록 현재의 의료보장, 병원이용체계 전반이 완전히 뒤바뀌게 될 것이다. 진골, 성골의 귀족이 판을 치던 신라시대도 아니고 인도의 카스트제도로 신분이 나뉘는 것도 아닐 것인데 단지 돈이 많고 적음에 따라 병 고치는 데도 차별적인 대우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될 것이고, 가뜩이나 부자들은 더 건강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아픈 법인데 절대 다수의 일반 서민들은 정말 아프고 병들지 말아야지 그 설움을 어찌 감수해야 한단 말인가.
그럼 어찌해야 하는가?
우선 공공병원을 최대한 확충해야 한다. 우리 소시민들이 병원을 저렴하고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최상의 서비스는 아니지만 표준진료를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산업화의 모델이라는 미국의 공공의료율이 35%인데도 위에서 말한바 문제가 심각한데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10%도 안되는 공공의료율을 확보하고 의료시장을 개방한다면 그 결과는 너무나 뻔하지 않은가.
그리고 현재 54% 정도인 건강보험 보장성을 적어도 70% 이상 85%까지 확대하여 일반 서민이 살아가는데 불편이 없도록 의료비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최근의 언론 보도에 의하면 건강보험 재정이 1조 5000억원이 흑자가 났다고 정부에서는 서둘러 국고지원금 축소가 논의 되고 있는데 연간 총진료비 16조 5000억원에 비하여 한달 진료비도 안 되는 점을 고려하면 국고지원금 축소보다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방안을 더욱 심도있게 논의하는 것이 우선순위가 아닌가 생각한다.
세상만사는 변하고 또한 거부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의료시장 개방은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우를 범할지도 모를 일이다. 공공의료율을 확대하고 보장성을 더욱 강화한 후 제반 여건을 충분히 감안하고 만반의 준비가 갖춰진 다음에 고려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국민전체를 위한 변화와 의료시장 개방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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