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의 기자단들이 몰려왔고 10여명의 관련 공무원들도 눈에 띄었다. 그리고 ○○당의 관계자들도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정작 보여야 하는 의원단에는 지역 출신 국회의원 이외에 아무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서울에서 출발한 관련 공무원들이 늦게 도착하고서야 프로그램이 시작되었고 관련 정책보고 등이 이어졌다.
그 뒤 참석자들이 어깨띠를 두르고 캠페인형태의 프로그램으로 선거전을 방불케 하는 시장 방문이 전개되었고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이 함께하는 식사로 이날 행사는 끝났다. 이날의 호들갑스런 의원단(?)방문을 보며 그것이 우리나라의 정부와 정치권이 보여줄 수 있는 재래시장 활성화에 대한 노력인가 하는 생각을 되씹어 보게 되었다.
최근 들어 국내유통산업구조와 관련된 법, 제도적인 개편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영세소자본 중심의 소상업과 대형유통점의 경쟁으로 많은 영세 소상업자가 도시영세민으로 전락하는 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것과 향후 외국의 대형유통자본에 자칫 시장을 빼앗길 수 있어 사전에 준비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것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재래시장 등 소상업을 위한 지원정책이라며 재래시장의 구조조정과 경쟁력 확보방안 정책을 연일 발표하고 있고 또 한쪽에서는 이와 상반되게 대형유통점의 활성화를 염두에 두고 대형유통점의 입점과 관련한 각종의 규제철폐와 지원책 관련 정책들을 준비하여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가지의 정책들은 입법단계 직전에 발표되고 발표와 동시에 많은 이해 당사자들의 저항에 부닥쳐 보류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비커 속의 개구리가 온도가 오르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따뜻해지는 물속에서 그것을 즐기다가 결국은 끓는 물속에서 죽어간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비단 특정한 부분에만 비유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해당되고 적용되어지는 이야기일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의 유통시장은 마치 데워지는 비커의 물 속에 들어 있는 개구리일수 있다. “아직”이라는 다소 느긋한 입장과 정책으로 일관하게 된다면 죽음을 맞이하는 개구리처럼 우리의 동네유통산업은 고사의 상태가 되어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부국회의원을 중심으로 대형유통점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과 출점 제한을 중심으로 한 규제입법이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경제에서 소비자의 욕구에 의한 것을 어떻게 규제할 수 있나라는 논리도 타당하지만 국민의 4분의 1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영세소상업의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기에 이번에 논의되고 추진되는 규제입법이 ‘나’와 ‘너’, 나아가 ‘우리’의 경제 공동체가 이루어지는 하나의 계기가 되어질 것이고 유통산업 전반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가 된다.
‘소상업 점포와 대형유통점의 시너지에 대한 접근이 그리 쉽지 많은 않지만 결코 이루지 못할 부분도 아니기 때문이다.
시너지의 본질은 차이점을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이며 차이점을 존중하고 강점을 강화시켜 약점을 보완한다는 것이지 결코 어느 일방에 의한 상대방의 고사에 있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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