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아침]막 시작된 올 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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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막 시작된 올 장마

  • 승인 2005-06-27 00:00
  • 김병선 대전지방기상청장김병선 대전지방기상청장
얼마 전의 설문조사에서 대전이 살기 좋은 이유 중 하나로 재해가 적고 기후가 온화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있었다. 정말 좋은 조건이지만 이런 자연조건으로 인해 기상재해에 대한 대비가 소홀하다면 오히려 복이 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대전을 비롯한 충청도지역에서의 빠른 도시화 추세는 기상재해에 대해 구조적으로 더욱 취약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여름철 날씨를 좌우하는 북태평양고기압은 여름이 가까워짐에 따라 점차 그 세력을 한반도 남쪽으로 확장하게 되고, 북쪽의 오호츠크해 방면에서 형성된 고기압은 동해상으로 그 세력을 뻗치기 시작한다.

온도 차가 상당히 큰 두 고기압은 한반도 상공에서 팽팽한 세력다툼을 하게 되고, 두 고기압 사이에 뚜렷한 전선이 형성된다. 이 전선은 머무르는 성질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전선을 따라 저기압이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므로 전선 부근에서 많은 비가 지속적으로 내리게 되어 이를 장마전선이라고 부른다. 기상학적으로 장마는 이 전선의 영향을 받게 되는 시기다.

장마전선은 늦은 봄에 화남 지방에서 일본열도 남쪽으로 동서로 길게 형성되기 시작하고,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에 따라 점차 북상하여 중국, 일본과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우기를 가져오게 된다.

우리나라로 북상함에 따라 장마전선 본래의 특징이 약화되고 남북진동의 폭도 넓어지게 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일본과 비교할 때 장마에 대한 전망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특히 장마 종료 시에 장마전선은 더욱 약화되어 국지적인 집중호우나 태풍에 의한 영향과 합쳐지게 되면 기상청에서 장마가 종료되었다고 발표하였으나 비는 계속해 내리는 상황도 초래된다.

올해의 장마는 평년보다 다소 늦게 시작되었으며, 이는 전 지구적인 현상으로 인도와 서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몬순이 늦어짐에 따라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7월 상순까지는 장마전선이 활성화되면서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오겠고, 7월 중순에는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진동함에 따라 일시적인 소강상태를 보이겠으나 지역에 따라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7월 하순부터는 장마전선의 영향권에서 점차 벗어나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겠으나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전국적으로 발생하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요망된다.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유통업계에서는 일찌감치 ‘장마 마케팅’에 돌입하였다는 보도가 있었다. 제습제, 살충제 등의 용품과 비가 오면 많이 찾는 식품재료에 대한 가격을 대폭 내리고, 10mm 이상 비가 내리면 일부 상품을 할인하겠다는 기발한 마케팅과 고객들의 자동차를 무상으로 점검해 주는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비수기인 장마철에도 고객들의 마음을 놓치지 않으려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옛말에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라는 속담이 있다. 장마나 홍수로 인해 아무것도 남지 않고 휩쓸려간 피해가 얼마나 엄청난지 알려주는 말이라 하겠다.

우리 지역은 자연재해 발생이 적고 강도도 약하게 나타나는 혜택을 받고 있는 지역이므로 예기치 못한 호우나 태풍으로부터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대비를 철저히 하여야 하겠다.

특히 장마가 끝난 후의 야외활동 시에는 상습 침수지역을 피하고, 항상 기상정보를 청취하여 긴급 시 신속하게 안전지대로 대피함으로써 건강하게 여름을 지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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