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시급한 한약자원 보존 및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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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시급한 한약자원 보존 및 개발

  • 승인 2005-06-21 00:48
  • 추병길 한국한의학연구원 검사사업부 선임연구원추병길 한국한의학연구원 검사사업부 선임연구원
1992년 ‘생물다양성 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이 발효된 이후 모든 생물은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특히 약용으로 이용되는 생물은 신약개발 소재로서 세계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자원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WHO는 효과적인 한약제품 연구를 포함하여 각국 정부로 하여금 야생한약자원의 보호와 재배를 위한 전략 개발을 권장하고 있다.

미국은 19세기 말부터 국가차원에서 자국은 물론 전 세계의 생물자원 확보에 나서 45만점을 확보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생물자원 부국으로서 현재도 아마존 일대의 유용식물자원 확보에 전력을 기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국가중의약관리국, 과기부, 국가발전계획위원회 등 8개 부처명의의 ‘중약현대화발전강요(2002~2010년)’를 제정하여 중약자원의 보호, 신품종 개발, 지속적 이용, 중약자원과 중약지적 재산권 보호 강화의 내용이 포함된 중약자원의 포괄적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의 한약자원은 수천년동안 국민과 함께 해온 민족의약품 원료로서 국민보건의 버팀목으로 훌륭한 역할을 해오고 있으나 서양의학 위주의 의료체계 때문에 한의학 발전이 미흡하고 한약자원의 보존과 개발의 중요성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기후 덕분에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함에 따라 풍부한 한약자원은 민족의약품의 원료로서 한의학의 근간이 되어왔다. 하지만 도시화, 공업화로 환경, 생태계의 변화와 유용한약자원의 무분별한 남획으로 자생 한약자원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으며 값싼 중국산 한약재의 수입으로 취약한 한약자원의 생산,유통기반마저도 경쟁력을 잃어 가고 있다.

현재 농림부와 과기부에서는 농작물과 자생식물을 대상으로 식물자원의 다양성 조사·보존·관리의 지속적 이용에 관한 시책 수립과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약자원은 이들 중 일부로 포함되어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한약자원은 한약의 원료이므로 의약품 수준에서의 연구 및 관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차원의 지원 부족으로 인프라 구축이 미비하여 한약연구의 일관성과 효율성이 떨어져 소비자로부터 한약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약자원의 보존과 개발을 위해 국내외 한약자원의 종자, 유전자, 추출물 및 성분을 망라한 한약자원은행을 통합 설립해 한약자원 인프라의 국가종합관리 정보망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한약자원 인프라가 구축되면 국가 기관에서 공인된 본초의 종자, 유전자, 추출물 및 성분을 연구자들에게 제공해 한약연구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또한, 국민들에게 한약의 신뢰성을 제공하게 되며 나아가서는 국가한약자원지적재산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2년 ‘국제식물신품종보호동맹협약(Union internationale pour la protection des obtentions vgetale)’에 가입함에 따라 2012년부터 국내 미등록 식물자원 사용에 대한 막대한 비용을 지급하게 될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한약자원 또한 예외일 수 없어 한약자원의 생산기반 붕괴가 우려된다.

세계 각국의 자원전쟁과 세계대체의학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맞물려 있는 현재 오랜 전통을 가진 한의학의 국가경쟁력 제고와 선점을 위해서는 한의학 발전의 근간이 되는 한약자원의 보존 및 개발에 대한 국가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가장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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