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학교와 불과 20여분 거리에 떨어진 공주·연기지역에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건설은 충청권 전체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으며, 대학에도 큰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충남대를 포함한 지역의 대학에게는 위기와 기회라는 양날의 검이 될 것이 분명하다. 각종 행정기관 및 유관기관이 입지하게 될 행복도시에 브레인 역할은 물론, 행복도시에 있는 공무원과 유관기관 관계자들의 지적 욕구의 충족과 재교육 및 고급 인력의 양성을 담당할 대학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수도권의 사립대학이 외국의 명문대학과 결합해 행복도시에 진입하게 되면 지역의 우수 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 또한 수도권 또는 다른 지역의 대학이 행복도시에 입지하게 되면 충청권의 이익과 여론을 대변할 수 있는 대표성을 가진 대학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는 행복도시의 정체성에 대하여 심각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우수 인재의 유출은 지역 내 대학의 수준저하와 자원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대학의 경영난으로 직결될 것이며, 결국 지역대학이 공멸할 수밖에 없는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충남대학교와 공주대학교 혹은 충청권 국립대학교간의 통합을 통한 행복도시의 입지는 지역대학의 기득권 챙기기가 아닌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요구에 부응하고 지역의 정통성 계승과 지역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대승적 의미가 담겨 있다. 이것은 충남대와 공주대뿐만 아니라 지역의 사립대들도 함께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기회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충남대와 공주대, 나아가 충청권 국립대학간의 통합은 여러 형태의 다양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서울대에 버금가는 국내 제일의 국립대학교를 충청권에 건설함으로써 국가와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함은 물론, 국가 균형발전, 세계화 및 지방화를 견인할 것으로 확신한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지난 5월 6일 충남대, 충북대, 공주대 등 3개 대학 총장들은 긴급 회동을 갖고 행복도시 내 대학 설립과 관련해 3개 대학이 공동으로 대처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그 이후 안타깝게도 충남대와 통합을 추진하던 충북대는 대학구성원들의 여론에 따라 통합추진 철회 방침이 공표되었고, 최근 공주대는 교수와 교직원을 상대로 한 충남대와의 통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교수의 70.2%, 직원의 58.7%가 통합 논의에 찬성한다는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됐다.
충남대도 교직원 및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통합과 관련한 설명회를 개최했고, 현재 여론수렴 작업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 대학구성원과 동문, 지역사회와 지역민들의 허심탄회한 의견교환과 여론 수렴절차를 거쳐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면서 공주대와의 통합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충청권 대학의 통합이라는 대전제를 바탕으로 충북대에 대해서도 여전히 문을 열어 놓을 것이다.
충남대와 공주대 혹은 충청권 국립대학간의 통합은 캠퍼스의 확대뿐만 아니라 충청권역의 문화와 역사를 보호하고, 지역 특성별로 성장잠재력이 강한 학문분야를 특화하여 충청인의 자긍심과 자랑이 되는 세계적인 명문대학을 만들어 낼 것이다. 더욱이 통합의 수월성을 확보하여 행정중심복합도시에의 입지는 이러한 우리의 목표를 달성케 하는 촉매가 될 것이다. 대학은 더 이상 대학만의 독립개체가 아니며 지역사회와 상생해야 하는 상호보완적 존재이다. 충청권 대학의 통합의 단초(New Start)가 되는 충남대와 공주대의 생산적인 통합논의를 위해서 양 대학 구성원과 동문,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관심, 그리고 따뜻한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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