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상구 천안북중학교 교사 향토사학자 |
K형도 잘 알다시피 일본인들은 우리 한민족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 몰지각한 일부 일본인들이 과거의 조선 침략과 약탈을 반성하고 사죄하기는커녕 일본의 순진한 초·중·고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역사교과서까지 교묘하게 왜곡하고 있어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또는 향토사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로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므로 한국정부는 최근 학교교육과 사회교육을 통해 역사교육을 강화하고 있고, 일제의 가혹한 침략으로부터 직접 피해를 입은 수많은 한국인들은 억울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어 거리로 뛰쳐나와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연일 격렬한 반일 시위를 벌이면서 일본 정부에게 손해배상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제시대에 전쟁터로 강제 연행되어 강제노동과 전투에 시달리다가 심한 부상을 입었거나 목숨을 잃어버린 수많은 희생자들과 그 유족들 또는 일본군의 위안부 노릇을 하다가 만신창이가 되어 귀국한 정신대(挺身隊) 할머니들은 지금도 과거의 그 한 맺힌 원한을 풀지 못해 반일감정이 그 어느 때보다도 고조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K형도 잘 알다시피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이런 기막힌 안타까운 사연을 아는지 모르는지 주변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하고 있고, 일부 시대착오적인 일본의 우익 인사들은 과거 일본의 침략과 만행을 진출과 근대화 또는 대동아 공영으로 미화(美化)하는 발언을 계속하여 동북아시아 국가 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 한일 간의 관계를 회고해 보면 결코 나쁜 것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한국은 삼국시대부터 중국의 선진문물을 받아들여 토착화하고 일본에 전해 주어 일본이 오늘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에 밑거름이 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유럽으로부터 선진문물을 받아들여 응용하고 한국에 전파시켜 한국이 최근 신흥공업국가로 발전하는 데에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은 전통적인 우방국가로서 미국을 중심으로 상호안보협력체제를 구축하여 공산국가들의 침략을 막아내고 민주화를 이룩하는 데에 서로 돕고 있고, 88서울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대회를 성공적으로 공동 개최했는가 하면, 경제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는 등으로 공동 번영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일본인들은 과거 일제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하며 피해 당사자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한편, 말도 안 되는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교과서 왜곡을 즉각 중단하는 등으로 한일 간의 우호협력 관계를 어서 빨리 회복하여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K형! 이 편지를 받는 즉시 저의 이 간절한 소망과 주장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여 일본의 중고등학교가 왜곡된 역사교과서 채택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철회하도록 하는 데에 앞장서서 한일 관계 개선에 주도적 역할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언제 시간이 있으시면 충절의 고장인 우리 향토 천안에 들러 저와 함께 독립기념관과 망향의 동산에 가서 과거 일제의 폭력적 만행을 두 눈으로 똑똑히 현장 확인하고 참배하면서 21세기 동북아 시대에 걸맞는 한일 간의 우호 친선관계를 모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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