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이어지고 있는 보문산 공연(公演)은 7~8월이면 더위를 피하면서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어 문화에 대한 욕구를 대변하고 있다. 많은 문화욕구에도 불구하고 보문산 야외음악당에서의 공연은 1년에 5~6회에 지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보문산 야외음악당은 1968년에 지어진 상태로 37년이나 된 낡은 건물로서 공연장이 갖추어야 할 음향시설이나 조명시설이 전혀 없다. 또한 출연자대기실, 분장실, 의상실 등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야외음악당주변에는 주차시설이 없어서 땀흘리면서 걸어 올라와야 한다. 낡은 자체시설과 부대시설은 공연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가장 큰 제약요인이 되고 있으며, 공연이 이루어져도 공연할 때마다 많은 애로점을 느끼게 한다. 한마디로 공연장으로서의 근거가 매우 희박한 야외음악당인 셈이다.
대구 두류공원 안의 코오롱야외음악당, 수원야외음악당, 인천대공원의 야외음악당, 제천의 야외음악당 등은 90년대 이후에 지어진 것으로 1년에 수십 차례의 공연이 무료로 열리고 있다고 한다.
제대로 된 공연도 어렵거니와 자연 속에서 흉물로 변해가고 있는 보문산 야외음악당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해 본다.
첫째는, 현재 있는 곳에 야외음악당을 재건축하거나 리모델링하는 것이다. 방치되어 있는 그린랜드는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이는 기존시설을 이용함으로써 역사의 계속성을 이어가는 점이 있고, 원도심활성화 측면에서도 장점을 갖추고 있다.
둘째는, 대전동물원과 연계하여 동물원 근처로 이전하는 것이다. 이는 동물원을 찾는 관람객을 흡수함으로써 동물원을 찾는 시민들에게 문화적 혜택까지 누리게 하자는 것으로 보문산권 관광코스에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셋째는, 사정공원내로 이전하는 것이다. 사정공원에는 지난 3일 새롭게 단장된 잔디축구장이 설치되어 있어 체육시설과 문화시설을 공유할 수 있고, 대전시공원관리사업소가 있어 야외음악당의 관리에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중구에 있는 서대전시민공원안의 야외음악당이 새롭게 지어진다고 한다. 내년에 완공될 서대전공원 야외음악당은 인근의 아파트 진출입로 확장공사로 인하여 헐리게 되어 새롭게 지어진다고 한다. 무용지물로 방치되어 있는 시설이 새롭게 태어나길 기대해 보면서 흉물처럼 변해가는 보문산 야외음악당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중구에서의 원도심활성화는 곧 문화예술의 활성화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원도심활성화는 단지 말로만 해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신시가지에 사람들이 몰려갔던 이유가 생활의 편리함 때문인 것처럼 기존 원도심에도 생활이 편리한 시설들을 구축해야 한다. 그렇다고 관공서를 다시 중구로 옮기자는 것은 아니다.
문화시설이야말로 중구가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의 거리를 통하여 원도심을 활성화시킬 시설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둔산에 있는 대전문화예술의전당만큼은 못되더라도 제대로 공연할 수 있는 공연장시설을 구축해야 한다.
실내공연은 문화예술의전당에서, 실외공연은 보문산 야외음악당에서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의 좋은 시설로 인해 수준높은 공연이 이루어지듯이 보문산 야외음악당의 좋은 시설은 수준 높은 공연을 시민들에게 제공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 보문산 야외음악당이 그런 문화시설 가운데 하나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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