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젊음이 어디까지나 인생의 통과의례로 인식되었던 만큼, 총체적으로 보았을 때 그 독선적 요소는 하나씩 하나씩 성장의 힘에 의하여 융화되고 해독되는 수속을 밟으면서 새롭고 선량한 요소로 탈바꿈하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요즈음은 젊음이 과정이 아니라 무슨 주어진 향유물이나 신의 은총, 인생의 특권처럼 잘못 인식되고 있다. 마치 젊은이 자신들만의 노력으로 쟁취한 독점적 권리라도 되는 것처럼 과신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것이 인생론적으로 얼마나 위험스런 것인지를 알지 못하고 있다. 또한 대중 사회의 매카니즘과 젊음의 쾌락적 성향이 결합된 대량 소비 체제는 젊은이들을 한없이 유혹하면서 소비-향락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젊음의 경향은 다분히 인터넷과 연관되어 있다. 인터넷의 속성이 젊음의 특성을 결정짓는다. 0과 1사이에는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디지털 원리는 대단히 즉물적이고 감각적이며 이분법적인 젊은이들의 사고, 행동양식과 무관하지 않다. 문제는 이러한 젊음의 특성이 개체로서의 젊은이 자신의 어떤 의지나 욕구에 기인한다기보다는 자신도 모르는 가운데 거대한 사회 체제에 무의식적으로 순응한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라는 사실이다.
기계적으로 순환하는 사회 체제 속에서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젊은이들을 그들의 입장에서 직시하자. 젊은이들을 비난하고 안타까워하기에 앞서서 그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들의 달라진 가치관, 이분법적인 행동 양식, 빠른 템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그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자. 젊음은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이자 미래로 이어지는 관문이다. 영원한 흐름 속의 한 시점일 뿐이다. ‘지금, 여기’(Now and here)가 중요하다는 진정한 의미는 과거를 보다 새롭게 하고 미래를 보다 희망적이게 하는 연결고리로서의 기능을 강조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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