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탑칼럼]민선자치에 대한 대전시민들의 생각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상아탑칼럼]민선자치에 대한 대전시민들의 생각

  • 승인 2005-06-15 00:00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올해는 5·16군사 쿠데타로 중단되었던 민선자치가 부활한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요즘 관련학계에선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는 행사가 여러 모양으로 진행되고 있다. 필자 또한 얼마 전 ‘민선자치 10년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열린 한 학회에서 민선자치에 대한 대전시민들의 의견을 조사하여 발표하였다. 이번 조사는 대전지역 만20세 이상 성인남녀 657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는데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지방자치제도와 관련하여 의미 있는 결과들이 많아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대전시민들은 현행 동시선거법에서 허용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에 대하여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정당이 그 본연의 모습인 ‘국민여론의 형성과 조직화, 국민에 대한 정치 교육, 정부-의회 그리고 정부-국민을 연결하는 매개 역할 등’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오히려 정당이 자치통제의 수단이 되고,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공천헌금의 요구는 자치단체장들의 부패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등 부정적인 모습이 반영된 결과라 생각된다.

둘째, 대전시민들은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기초자치단체장의 임명제 논의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일선행정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약 70%가까이 찬성의 입장을 보이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셋째, 대전시민들은 구청장 및 구의회의원 선출방식에 대하여 일반시민과 NGO 상근자들은 현행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공무원의 경우 구청장은 임명제 방식으로 구의회 의원은 직접 선출하는 방식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대전시민들은 지방자치단체장이 후원회를 조직하여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것에 대하여 조사대상자가 공통적으로 현행처럼 후원회 개최를 불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아마도 이런 결과의 원인은 지역토호나 기업들의 금전을 통한 줄서기가 만연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대전시민들은 ‘지방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거에 의해 공직에 취임한 자가 비위나 민의에 반한 정치적 행위를 행할 경우 주민들이 투표를 통하여 소환할 수 있는 제도’인 주민소환제에 대하여는 조사자의 약 80%정도가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민선자치 부활 10년이 지난 지금, 시민들의 평가는 각자의 입장만을 대변할 뿐 통일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지방자치란 여러 색깔의 의견들이 모아져 하나의 커다란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는 100m를 질주하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42.195km를 달려야 하는 장거리 마라톤과 같다고 말한다. 때문에 지방자치는 단거리에 강한 토끼식 발전보다는 한걸음 한걸음 전진하는 거북이식 발전을 선호한다. 이제 겨우 100m를 달린 우리의 민선자치 10년, 토끼입장에선 거북이가 답답하고 한심하겠지만 동화속 결론을 보면 거북이가 결국 승리한다.

지방자치는 아름답게 포장되어 있는 이상을 좇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주민이 공감하고 주민의 생활과 연관되는 현실의 모습일 때 성장하고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1.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2.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3.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4.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5.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헤드라인 뉴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내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 학교 지원 항목 추가… 교원 생존수영 업무에서 손 뗀다

교원들의 골머리를 썩이던 생존 수영 관련 업무가 내년부터 대전 동·서부 학교지원센터로 완전 이관된다. 추가로 교과서 배부, 교내 특별실 재배치 등의 업무도 이관돼 교원들이 학기초에 겪는 업무 부담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2025년부터 동·서부교육청 학교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기존 지원항목 중 5개 항목의 지원범위를 확대하고 학교에서 맡던 업무 4개를 추가로 지원한다. 먼저 센터 지원항목 중 교원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생존 수영 관련 업무는 내년부터 교사들의 손을 완전히 떠나게 된다. 현재 센터에..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기획] 대전, 트램부터 신교통수단까지… 도시균형발전 초석

대전시가 충청권 메가시티 완성의 시작점인 광역교통망 구축에 힘을 쏟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부터 신교통수단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도시균형발전 초석을 다지는 것을 넘어 충청 광역 교통망의 거점 도시가 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28년 만에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올해 연말 착공한다. 도시철도 2호선은 과거 1995년 계획을 시작으로 96년 건설교통부 기본계획 승인을 받으면서 추진 됐다. 이후 2012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이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지만 자기부상열차에서 트램으로 계획이 변경되면..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대전 유통업계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크리스마스트리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겨울철 대목을 노리고 있다. 우선 대전신세계 Art&Science는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26일 백화점 1층 중앙보이드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선보였다. 크리스마스 연출은 '조이 에브리웨어(Joy Everywhere)'를 테마로 조성했으며, 크리스마스트리 외에도 건물 외관 역시 크리스마스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를 준비해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 크리스마스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대전 신세계는 12월 24일까지 매일 선물이 쏟아지는 '어드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 시민의 안전 책임질 ‘제설 준비 끝’